"독도·고구려사 갈등 국제분쟁 불씨 될 가능성"

한국과 일본 간 독도 영유권 분쟁과 한국과 중국 간 고구려사 갈등 등이 국제사회의 발화점이 될 수 있는 잠재적인 폭발성이 있다는 주장이 미국 의회에서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5일 주최한 ‘아시아 2005, 미 의회의 시각’이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데니스 핼핀 미 하원 국제관계위 전문위원은 아시아의 향후 정세를 결코 낙관할 수만은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매니샤 싱 상원 외교위 부실장, 피터 여 국제관계위 민주당 부국장 등 의회 전문위원들이 참석해 북한 핵 문제 등 미국의 아시아와 관련된 대외정책 현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핼핀 위원은 “한국의 울릉도에서 독도를 가 본 적이 있다”면서 “독도는 사람 사는 집도 없는, 아무것도 아닌 섬이지만 이 섬이 이슈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핼핀 위원은 “주한 일본대사가 3·1절 전에 한국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중국은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에서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핼핀 위원은 “일본이 미국과 외무, 국방장관 회담인 이른바 2+2회담에서 대만 안보문제에 우려를 표명하고 자위대를 이라크에 파병하면서 거액의 재건기금을 제공했고,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에도 인도양에 지원군을 보낸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핼핀 위원은 “한국과 중국은 잠을 자던 사무라이 일본이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는 주목할 만한 변화로 일본의 역할이 확대되면 중국과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핼핀 의원은 이와 함께 한국과 중국 간에도 영토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역사를 들춰내 고구려가 중국의 일부였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중국이 북한의 붕괴에 대비해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이 압록강을 사이에 놓고 영토분쟁에 휘말려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동맹 관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핼핀 위원은 “국가 간에 영원한 동맹은 없고 이해만 있을 뿐”이라며 “한국이 원하지 않는다면 미군이 한국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게 미국인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 국기연 특파원 200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