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망언 행진’에 중 발끈

외상·도쿄도지사 “반일교육 개선” “10년안 중국 6조각”

중국과 일본 사이 가시가 돋친 설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4일 하루 동안 일본은 중국에 대해 두 가지 ‘망언’을 새로 생산했다. 하나는 “중국의 애국주의 교육이란 결국 반일교육이므로 이를 ‘개선’하라”는 적반하장 전법의 망언이고, 다른 하나는 “10년 안에 중국은 자체 문제 때문에 여섯 덩어리로 찢어질 것”이란 감정 섞인 중국 비하 발언이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은 4일 오후 일본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중국의 애국주의 교육은 곧 반일교육이므로 앞으로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을 만날 때 중국의 역사교육에 대한 개선을 구체적으로 요구하겠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중국신문〉이 5일 보도했다. 그는 “일본이 개선을 요구할 역사 교육 내용에는 베이징 항일전쟁기념관의 전시 내용까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지난해 사무관급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의 애국주의 교육은 반일교육과 같다”는 항의를 중국 쪽에 전달한 바 있지만, 장관급 인사가 이 문제를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신문〉은 “일본은 자신의 침략 죄상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역사교과서를 거듭 뜯어고쳐 흑백을 바꾸고 침략을 미화하는 등 역사를 왜곡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양심불량 국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자기 품행이 단정치 못한 일본이 도리어 중국에 역사교육 ‘개선’을 요구하는 건 적반하장”이라고 논평했다. 이에 관해 예쯔청 베이징대 교수(국제관계학)는 6일 〈신경보〉에 반박문을 발표해 “중국의 애국주의 교육은 일본의 중국 침략 죄상을 포함해 영국·독일·프랑스 등 제국주의 열강이 중국에서 저지른 모든 죄상을 사실대로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라며 “이를 일본이 ‘반일교육’이라고 매도하는 건 일본의 극우화로 인해 벌어진 중-일 관계의 악화 책임을 중국에 떠넘기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망언제조기’란 별명을 지닌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는 4일 일본을 방문한 린자룽 대만 신문국장과 만나 중국이 제정 추진 중인 ‘반분열법’과 관련해 “중국은 반분열법을 통과시켜봤자 대만을 묶어두기는커녕 자국 내 문제로 인해 10년 안에 여섯 조각으로 분열될 것”이라며 자신의 지론인 ‘중국 분열론’을 다시 주장했다고 〈대만일보〉가 6일 보도했다. 그는 “이 문제(중국 분열 문제)에 관해 미국 국무원의 고위 관료들과도 의견을 나눠봤는데, 그들도 대부분 같은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인터넷언론 〈신랑망〉 등은 6일 “미친 우익인사 다시 망언”이라고 전했고, 중국 네티즌들은 “10년 안에 일본이 여섯 조각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분노를 터뜨렸다.

(한겨레신문 / 이상수 특파원 200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