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천수이볜에 '대만 당국 지도자' 호칭

대만 대륙위 "천-후 첫번째 공중대화 같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 주석이 지난 4일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을 '대만 당국 지도자'로 부르고 `4불1무(四不一沒有)' 약속 준수를 촉구하는 등 천 총통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반응을 했다.

6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후 주석은 지난 4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에서 "양안 관계가 완화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면서 대만에 대한 4가지 '신의견'을 제시했다.

후 주석의 4대 신의견은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 ▲ 평화 통일 노력 불변 ▲ 대만 인민에 대한 희망 불변 ▲ 대만 독립 분열 활동 반대 등이다.

후 주석은 이어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 공식(九二共識)'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사람과 정당을 막론하고 그가 언제 무슨 말과 행동을 했든지 모든 문제를 협상할 수 있다" 면서 "'대만 당국 지도자'가 지난 2월24일 재천명한 '4불1무'와 헌법 개정을 통한 대만 독립 불추진 약속을 지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특히 "대만 농산품 개방에 이어 양안 전세기 '명절' 직항을 '정상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4불1무'는 천 총통이 지난 2000년 취임식에서 ▲ 대만 독립 불선포 ▲국호 불변경 ▲ 2개의 중국 원칙 헌법 불삽입 ▲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 불실시 ▲ 국가 통일강령과 국가통일회의 폐지는 없다 등을 선언한 것으로,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천 총통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무슨 행동을 하는지 관찰하겠다(聽其言,觀其行)'는 입장을 취해왔었다.

또 '92공식(共識)이란 1992년 11월 중국의 해협양안관계협회(이하 해협회)와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이하 해기회)가 홍콩에서 회담을 갖고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대만과 중국이 각자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 천 총통은 구두 성명은 의의가 없다며 '92공식'은 없고 '92정신(精神)'만 있다며 이를 전면 부정했었다.

한편 대만 언론들은 후 주석이 과거 천수이볜이라며 이름을 부르는 대신 최초로 '대만 당국 지도자'라는 호칭과 '양안 관계 완화 기미' 등의 발언을 한 데 대해 반국가 분열법 제정을 앞두고 대만에 호의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대만 대륙위원회 추타이싼(邱太三) 대변인은 이에 대해 "천수이볜과 후진타오의 첫번째 공중 대화 같다"면서 "후 주석의 발언중 농산품과 전세기 개방 등 당근이 있지만, 이것이 중국의 무력 위협과 반분열법의 제정으로 대만 국민에게 드리운 검은 그림자를 지우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필수연 통신원 200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