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탐사대 "사흘 굶으며 사투”

발해뗏목탐사대원들이 사흘간의 조난상황에서 벗어나 가족의 품에 안겼다.

해양경찰청은 탐사대원 4명을 태운 5000t급 해경 경비함 삼봉호가 23일 새벽 강원도 동해항에 무사히 도착했으며, 황기수(39·산악인) 연정남(29·인명구조강사)씨 등 대원들이 발 동상에 걸려 응급치료를 받았을 뿐 모두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삼봉호는 앞서 이날 오전 4시쯤 독도 북방 380㎞ 해역에서 뗏목을 발견했으나 초속 12∼14m의 강풍과 3∼4m의 높은 파도로 구조에 어려움을 겪다 오전 7시쯤 보트를 내려 뗏목과 맞붙인 뒤 대원들을 선내로 무사히 옮겨 실었다.

삼봉호의 박기찬(50) 부함장은 “발견 당시 뗏목 선실 옆 다용도실에 4명 모두 있었다”며 “마이크로 ‘발해호, 목소리가 들리면 손을 흔들어라’고 외치자 바로 방의천(45) 탐사대장이 나와 손을 흔들었다”고 전했다.

탐사대원들은 지난 19일 오후 5시40분 통신이 두절된 이후부터 삼봉호에 구조될 때까지 3일간 굶으며 추위와 싸워온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기록 담당 이형재(41)씨는 “높이 5m에 달하는 파도가 뗏목을 덮쳐 선실 일부가 파손되고 식량이 유실돼 먹을 것이 없었다”며 “다용도실에 있던 짐으로 파손된 선실 바닥을 막고 대원 4명이 서로 몸을 비비며 추위와 싸웠다”고 말했다.

통신 두절 원인은 높은 파도가 뗏목을 덮치면서 바닷물이 유입돼 통신기가 고장났기 때문이며, 식량도 유실되는 바람에 대원들은 악천후와 굶주림 속에 길고 긴 사흘을 보내야 했다.

뗏목은 탐사대 측이 비용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러시아 예인선이 러시아 포시에트항으로 예인했다.

뗏목 발해호는 지난 19일 오전 8시 러시아 포시에트항을 출항, 일본 니가타현으로 향하던 중 이날 오후 5시40분 해경과의 교신을 마지막으로 통신이 두절됐다가 21일 오후 4시20분쯤 해경 초계기 챌린저호에 의해 발견됐다.

(세계일보 / 신정훈 기자 2005-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