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 뗏목 탐사

방의천(47)씨를 비롯한 4명의 발해 뗏목 탐사대가 출항하였다. 발해의 항구였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울릉도 근해를 거쳐 일본 니가타까지 발해의 해상 교역로를 탐사하기 위해서 이다. 뱃길로 2500리에 해당하는 거리이다.

뗏목 탐험은 고대의 해상로를 확인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다. 왜냐하면 고대 해상로는 해류, 조류, 바람에 따라서 그 방향과 목적지가 정해졌는데, 이 세 가지 흐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해류는 늘 흐르는 바닷물의 흐름이고, 조류는 육지와 가까운 바닷물의 흐름이고, 바람은 계절에 따라 방향이 바뀐다.

발해 사람들이 일본으로 가는 시기는 정해져 있었다. 음력 10~1월 사이에만 가능하였다. 이 시기에만 바람이 북에서 남으로 불었던 것이다.

한반도 주변의 해류 방향은 셔틀버스처럼 그 코스가 정해져 있었다. 남중국에서 배를 타고 바람을 따라오면 나주 영산강 하구에 도착하게 되어 있다. 산동반도에서 출발하여 서해를 횡단하여도 나주에 도착한다. 포항, 울산 앞바다에서 라면봉지나 스티로폼 같은 쓰레기를 버리면 일본의 시마네, 돗토리 지역에 도착하게 되어 있다.

신라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신라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 지역에 정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영산강 하구에서 출발하면 그 도착지점은 일본 규슈의 중서부인 나가사키, 구마모토 지역에 도착한다. 백제계는 규슈에 정착했다는 이야기이다.

경남 지역인 김해, 거제에서 출발하면 대마도를 경유하여 하카다 지역에 도착한다. 가야계 사람들은 하카다에 정착한 것이다. 고구려는 삼척 이북지역에 해당하는 강릉 같은 곳에서 출발하였다. 동해안에서 출발하면 일본의 후쿠이, 니가타에 도착하였다. 갑(甲)이라는 지점에서 쓰레기를 버리면 해류를 따라서 정확하게 을(乙)이라는 지점에 도착한다.

뗏목의 장점은 태풍에도 뒤집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7m 높이의 산맥 같은 파도가 쳐도 기울기만 할 뿐 뒤집어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가장 위험한 상황은 해안가에 접안할 때이다. 해안가 암초에 걸려 꼼짝 못하는 상황에서 파도가 몰아닥치면 뗏목이 부서져 버린다. 98년 ‘발해 1300호’의 조난 원인도 이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이 점만 조심하면 이번 발해 뗏목은 성공할 것 같다.

(조선일보 / 조용헌 기자 2005-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