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간도는 조선땅이다

간도는 조선 땅이다
시노다 지사쿠 지음·신영길 옮김/지선당 펴냄

간도는 중국 동북 3성의 하나인 길림성 동남지역을 가리키는 지명이다.

현재 길림성에 속하는 연변조선인자치주에 해당되는 지역. 간도는 읍루와 옥저의 땅이었으나 고구려에 의해 복속된 후 오랫동안 고구려 지배하에 있었다.

신라 통일 시대에는 발해 왕국이 200여년간 이 땅을 지배했다.

고려시대로부터 조선 전기에 걸쳐서는 여진족들이 각지에 흩어져 살았다.

우리 동포들의 간도 이주는 조선 초부터 시작되었다.

세조 14년(1468년)의 조선왕조실록에는 '조선과 명나라 사이의 빈 땅에 백성들이 들어가 토지를 개간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여진족이 세를 결집해 후금을 세우기 전까지 조선 백성의 간도 개간은 공공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중국측이 간도에 대한 자신들의 역사적 연고를 주장하면서 우리나라와 귀속 문제를 둘러싸고 분쟁이 있어 왔다.

여진족이 세운 청나라는 장백산(백두산) 일대를 성역으로 여기고 봉금(封禁)정책을 썼으며, 그후 청은 우리나라에 대해 국경선을 확정하기 위한 절충을 요구했다.

1712년 양국대표 일행이 백두산 일대를 답사하고 백두산정계비를 세웠다.

이 비문에 “동은 토문강, 서는 압록강”으로 국경을 삼기로 새겨 놓았다.

그러나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한 일제가 1909년 청·일 간도협약을 통해 청나라에 넘겨준 뒤로 간도는 우리에게 잊혀진 영토가 되었다.

이 책은 평안남도 지사와 경성제국대학 총장을 지낸 국제법학자 시노다 지사쿠(條田治策·1872~1946)가 30여년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간도가 우리 영토임을 입증한 일종의 역사서다.

저자는 "학자적 입장에서 볼때 간도는 마땅히 조선땅이어야 공평타당하며 일본이 만주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간도를 청국에 넘겨준 것은 잘못한 것으로 분통한 일"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1907년 일본 통감부 간도파출소 총무과장으로 간도에 발을 들여 놓은 이후 1938년 이 책을 출간할때까지 현지 조사는 물론 조선과 청국간에 오간 조회문(照會文)과 복조문(覆照文), 조선왕조실록은 물론 조선 및 청국의 많은 관련 기록과 문헌들을 뒤져 간도가 한국 영토이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저자는 이 책에 조선과 청간의 국경담판으로 유명한 을유 감계담판과 정해 감계담판에서 양국대표 사이에 논전을 벌인 대담실록을 자세히 싣고 있다.

이 담판에서 청국 대표는 대국의 유세를 부리며 협박과 공갈로 나왔으나 조선 대표 이중하는 이에 굴하지 않고 '내 목을 자를지언정 우리 국경을 축소할 수 없다'고 강하게 대처한 대목은 오늘날 우리 정부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최근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 역사의 중국 역사 편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남북 통일에 대비해 미리 만주에 대한 영유권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외교적 마찰 등을 운운하며 중국의 역사 왜곡에 소극적 대응만 하고 있다.

간도는 가까운 장래에 동북아 요충지로 부각될 기회의 땅이자 희망의 땅이다.

오는 2009년은 간도를 빼앗긴 지 100년. 간도를 정당한 권리 없이 점유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당당하게 영유권을 주장하고 고구려 역사를 되찾는 일을 국가적 차원에서 시도해야 할 시점이다.

(매일신문 / 이경달 기자 2005-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