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영어 한국 역사책 美서 출판

한국 역사를 처음 접하는 고교생이나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어 한국 역사책이 미국에서 출판됐다.

미국 그린우드 출판사는 브리검대 동아시아언어연구소 교환교수와 주워싱턴 공보공사를 역임한 김준길(65)씨가 지은 영문 서적 `한국사(The History of Korea)'를 출간해 시판에 들어갔다고 주뉴욕 총영사관이 9일 밝혔다.

뉴욕 총영사관에 따르면 그동안 미국에서 나온 영문 한국 역사책들은 한국어 서적을 단순히 영어로 번역한 종류이거나 한국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것들이어서 외국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그나마 한국인이 쓴 영문 한국사는 이미 출간된 지 수십년이나 돼 시대에 뒤떨어지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었다.

김 전(前) 공사가 2003년에서 2004년까지 브리검 영 대학 교환교수로 재직시 행한 강의 내용을 토대로 쓴 `한국사'는 서울대 이태진, 노태돈 교수와 연세대 유영익, 울산대 최정호 교수, 이홍구 전 주미대사 등이 각각 전공 분야를 감수했고 전체적으로 마크 피터슨 브리검대 한국학 교수가 감수했다.

세계 주요국 역사 시리즈를 기획 출간하고 있는 그린우드 출판사는 이미 중국과 일본 역사에 관한 서적을 출간했으며 이번에 `한국사'를 펴냄으로써 동북아시아 3국의 역사를 모두 아우르게 됐다.

이번에 나온 `한국사'는 고대사에서 중국과의 `사대관계'를 서구와 같은 정복제국의 가신국가가 아닌 동아시아 세계 질서 속에서 중국 본토왕조와 주변 왕국간 외교관계로 설명하는 등 한국의 정체성과 전통성을 강조했다.

고구려는 중국에 종속된 지방 정권이 아닌 독립된 왕국으로 대륙의 왕조와 외교관계를 가졌고 삼국이 신라로 통일되면서 한국이 갖게 되는 정체성의 일부를 이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아직도 미국 교과서 일부에서 잘못 소개되고 있는 일본의 `임나일본부설'을 철저히 비판해 미국인들이 한국의 역사를 바로 인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사에서는 일제가 2개의 전투사단과 2만6천여 경찰병력으로 한반도를 강점한 상황에서 당시 조선 주민들의 무력항쟁이 불가능했던 상황을 설명하고 그런 가운데서도 3.1운동을 통해 전국적으로 평화적 저항운동의 불길이 일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특히 기미독립선언문을 현대 영어로 원문의 어감을 살려 완역했다.

(연합뉴스 / 추왕훈 특파원 2005-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