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고구려지킴이 신부연 양 “문화강국 돼야 고구려도 지켜내죠”

『고구려 소녀』강영숙 지음. 서길수 감수. 명진출판 간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지금의 대통령과 같겠죠? 광개토대왕과 같이 고구려를 이끌었던 높은 사람들이 의식 자체가 남달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구려가 성장할 수 있었데요.”

판타지 소설 『고구려 소녀』실제 주인공인 신부연 양(16)이 정치를 모른다면서도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이 배웠으면 좋겠다”며 꺼낸 말이다. 신 양은 고구려 우표를 탄생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신 양은 지난해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고구려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 때 인터넷 다음 카페 ‘고구려의 ☆꿈’을 만들었다. 고구려 지키기 운동에 나선 신 양은 고구려 우표를 만들자고 제안, 3만 5000명의 서명을 받아 우정사업본부에 제출했다. 뜻을 함께 한 청소년들이 청와대에 100통이 넘는 편지를 보냈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7월 고구려 우표를 발행할 예정이다.

전남 함평에 사는 신 양은 28일 전화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와줘서 된 것”이라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신 양은 “중국보다 먼저 우표를 발행했어야 하는데 늦어서 아쉽다”고 여운을 남겼다.

“제가 인터넷 세대잖아요.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 모르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역사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인터넷 카페를 만들었는데 저보다 해박한 친구들이 많아 놀랐습니다. 사실 저는 고고학자가 꿈인 남동생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됐거든요.”

신 양은 소설 『고구려 소녀』에서도 주인공 ‘신부연’으로 등장한다. 소설 속에서 여중생 신부연은 ‘고구려 전시회’에 갔다가 왕의 지혜를 상징하는 ‘해인의 구슬’의 힘을 받는다. 고구려로 시간여행을 떠난 신부연은 소년 담덕(광개토대왕)이 천하를 지배할 힘을 얻기 위해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 사신을 찾는 여행을 하는데 동행하게 된다.

저자인 강영숙 작가와 작업을 함께 한 신 양은 “내용이 재미있고 무엇보다 내가 예쁘게 그려져 있어서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신 양은 중학생다운 천진함을 보이는가 싶더니 “책 머리말에도 섰지만 ‘누가 더 고구려를 사랑하는가, 누가 더 소중하게 여기는가’가 중요한 것 같다”면서 “고구려 역사에 대해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연소 노벨문학상이 나의 꿈

신 양은 꿈은 작가이다. 신비롭고, 재미있으면서 감동을 주는, 그러면서도 깊은 뜻을 전해 줄 수 있는 판타지 소설을 쓰고 싶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소재가 떠오르면 꼭 메모를 합니다. 제가 건망증이 있거든요. 이미 쓴 소설도 있어요. 글을 꾸준히 써서 최연소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기록되고 싶습니다. 아참, 엄마가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걱정하셨는데 말해 버렸네요. 요즘은 시놉시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신 양이 쓴 소설은 ‘상상력이 힘’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고 한다. 영화 ‘후크’에서 “어른과 아이의 차이점은 상상력이다”라는 말을 듣고 영감을 얻었다고.

신 양은 “‘해리 포터’ 시리즈를 반복해서 읽고 있다”면서 “치밀한 구성이 감탄스럽다. 조앤.K.롤링 작가의 능력이 신기하고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신 양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은 빼 놓지 않고 다 봤다”면서 “책마다 다르게 펼쳐지는 상상의 세계는 읽고 또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속으로 감탄하고 있는고 있는 기자에게 신 양은 마침표를 찍었다. “장 자크 상페 작품도 좋아한다”고 말로.

오는 3월 전남외국어고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인 신 양은 불어를 배울 생각이다. “고등학생이 됐으니까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죠? 불어를 배우려고 외국어고등학교를 지원했어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장 자크 상페 등 작가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거든요. 프랑스를 좋아합니다. 문학과 예술의 도시잖아요.”

신 양은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문화 강국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면서 “눈에 보이는 영토를 넓힐 수 없으니 정치, 문화, 외교로 보이지 않는 힘을 가진, 좋은 나라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신 양은 “‘한류’를 보면 알 수 있다”며 “상상력이 힘이듯, 문화가 곧 힘이다.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문화강국도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데일리서프라이즈에 판타지 작가 류가미 씨의 문화평론이 연재되고 있다는 말에 반가움을 표시하며 공부해야겠다고 말하는 신 양은 노벨 문학상의 꿈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었다.

 
신세대 고구려 지킴이 신부연 양.

(데일리서프라이즈 / 신아령 기자 2005-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