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한일 역사책 바꾸러 일본 갑니다

전교조 충남지부(지부장 임춘근) 역사교사모임 교사 20명이 '역사·문화 탐방단(단장 김화자)'을 꾸려 한일양국의 역사교과서를 분석, 토론하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해 27일 일본으로 떠났다.

이들은 이달 31일까지 규슈와 구마모토를 방문해 먼저 한국 측의 검정인 역사교과서에 기술된 고대사와 중세사, 근세사의 일본 관련 서술 등 시대적으로 구체적인 부분을 제시, 토론을 벌인다. 그러는 한편 일본 역사교과서에 기술된 부분에 대해서도 함께 토론, 궁극적으로는 왜곡된 부문을 교정한다는 계획이다.

김화자 단장은 "왜곡된 역사의 안경으로는 평화와 정의를 바라는 미래를 내다볼 수 없다"며 "한일 정부와 학계는 상대적인 관점에서 자국우월의 역사를 부추키고 잘못된 부분에서는 애써 눈감으며 부적절한 언어를 표현해 오면서 거짓된 역사를 국민들은 물론 후학들에게 끊임없이 주입시켜왔다"고 개탄했다.

이어 그는 "곡학아세의 사관으로 일시적인 보장을 받을지는 몰라도 항구적인 역사적 지위는 부여받지 못할 것이고 편협한 민족주의와 국수주의, 극우주의와 군국주의를 뛰어넘어야 비로소 진실된 역사관이 성립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역사교사모임 교사들은 "일본의 역사왜곡은 교과서가 개정될 때마다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켰고 특히 1982년과 2001년에는 중국침략과 한국의 강제합병을 제국주의적 시각에서 서술하는 등 국제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며 "이 가운데 2001년 검정을 통한 교과서 중 '새 역사를 만드는 모임'이라는 단체에서 펴낸 '새로운 역사 교과서'는 가장 왜곡이 심했다"고 들춰냈다.

이들은 일본이 '일제가 한국 침략을 합리화 시키는 차원에서 19세기 말부터 도쿄제국대학을 중심으로 식민사관에 기초를 둔 한국사 연구를 진행시키면서 그 하나로 일본의 야마토 정권이 4세기 후반부터 한반도 남부지역에 진출, 백제와 신라로부터 조공을 받았다는 '임나일본부설'과 구한말 조선의 근대화를 위해 일본의 역할이 필요했다는 정체성론, 한국의 역사는 타민족(중국, 만주족, 몽골족, 일본)에 의해 좌우되었다는 타율성론, 조선왕조의 멸망은 파쟁의식과 분열주의에 있다는 당파성론의 왜곡된 역사관에 기초를 둔 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우리 역사교과서도 고대사에서부터 근세사에 이르는 역사전반에 걸쳐 국가주의와 국수주의적 시각이 강하게 나타나 타국의 한반도 침입은 '침략'으로 서술하고 국가가 다른 나라를 공격한 것은 '진출' 표기하고 있다며 이는 일본 극우세력의 '임나일본부설' 주장과 성격이 같은 맥락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고대 한반도와 일본열도의 관계에 대해 이들은 한반도 내의 고구려- 신라-가야 상호간의 관계와 별 차이가 없는데도 마치 고대 한반도 제 국가들이 강한 민족의식을 가지고 왜를 타민족으로 차별했던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도록 기술한 것도 국가주의와 편협한 민족주의, 국수주의적 색태가 강하게 남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미약한 일본정부가 막강한 경제력을 내세워 군사대국의 부활을 꿈꾸는 우경화 정책으로 선회하려는 조짐을 보이면서 총리가 야스꾸니 신사 참배를 하는 것 등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라고 이들은 말했다.

이들은 구마모토현청 교육위원회에 역사 교과서 채택에 관한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서한은 "2001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에 큰 고통을 준 '후소샤' 발행 역사교과서 불채택운동을 벌인 적이 있는데 2005년 들어 다시 4년 전의 불행했던 움직임이 조직적으로 재현되려 하고 있다"며 "일본의 역사 교과서 문제는 단순히 일본내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해 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마이뉴스 / 안서순 기자 2005-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