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저력의 원천은 과학기술 DNA"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26일 "한국인은 남다른 과학기술 유전자(DNA)를 지니고 있다"며 한국기업이 발휘하고 있는 저력의 원천을 한국인이 지닌 과학기술 DNA로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신년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10년후 한국기업의 생존전략'에 대해 강연하면서 "한국이 D램, 조선 등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위치에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역동적이고 융합을 좋아하는 민족성과 함께 남다른 과학기술 DNA를 지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D램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기술의 DNA는 2천400년전의 동경(銅鏡)이 보여주는 미세가공기술에서 나오는데 당시 이미 머리카락 10분의 1보다 가는 선을 새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의 DNA는 고구려 담징의 일본 호류자 벽화 등에서 볼 수 있으며 초고속통신망 보급률 1위를 자랑하는 무선통신의 DNA는 수원 봉수대에서 쓰여졌던 신호에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선기술의 DNA는 세계 최초 철갑선인 거북선에서 찾을 수 있고 철강기술의 DNA는 신라 성덕대왕 신종에서 나타난다"며 "자동차 기술의 DNA는 덕흥리 고분 벽화 등에 그려져 있는 40대의 수레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수레는 고구려의 재산목록 1호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전자의 성장 비결과 관련 "지난 93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제품은 미국에서 먼지속에 쳐박혀 있었지만 당시 '마누라와 자식빼고 다 바꾸라'고 할 정도로 혁신을 추진하고 외환위기 때 과감한 구조조정을 했기 때문에 고속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삼성전자의 기업 문화의 대표적 특징으로는 과감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스피드 경영'과 임원 대부분을 기술자 출신으로 뽑는 '기술중시 풍토'를 꼽았다.

(연합뉴스 / 김희선 기자 2005-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