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는 우리의 미래”

“중국이 ‘동북공정’과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통해 고구려 역사를 왜곡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우표까지 발행한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고구려! 우리의 미래’라는 역사우표도감을 발행하게 됐습니다.”

최근 고구려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역사우표도감’을 발행한 동국대 윤명철(51·역사학·사진) 교수는 24일 인터뷰에서 고구려 역사우표도감 발행 동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윤 교수는 “고구려 역사우표도감은 중국이 추진하는 동북공정에 대응해 고구려가 한국사임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통한 고구려역사 알리기 차원에서 각계 인사로 구성된 고구려우표도감발행추진위원회(위원장 손보기 외 6인)를 통해 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역사우표도감’의 학술기획과 자료선정 등 책임 집필은 내가 맡았고, 편집은 세계일보 세계닷컴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태범씨가 맡았습니다. 고구려 역사우표도감은 ▲세계문화유산 ‘다시 살아나는 고구려’ ▲고구려정신 ‘조화로움과 자유’ ▲역사비틀기 ‘중국의 동북공정 ▲고구려가 전하는 메시지 등 4개 단원으로 구성됐습니다.”

그는 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유적과 고분벽화를 소재로 한 우표 37종, 초일봉투, 기념엽서도 함께 도감에 수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구려 역사는 일제 치하 때 교육받은 역사학자들에 의해 많이 왜곡돼 왔다”며 “고구려 문화는 단순히 호전국가의 전쟁문화가 아닌 역동성과 정통성, 다양성 등이 조화를 이룬 세계 문화국가의 우수한 정체성 문화”라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고구려의 문화유산에는 무한의 자유를 꿈꾼 고구려인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고 있다”면서 특히 고구려의 시조 추모왕이 세운 것으로 알려진 중국 랴오닝성 환런현에 있는 오녀산성은 한민족의 원형이 형성된 곳으로 오녀산은 지린(吉林)성 북쪽에 있는 해발800m에 달하는 암산인데 산이나 산성이라기보다 신들이 거주하는 성소(聖所)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군총은 시조묘, 즉 천제(天祭)를 지낸 장소로 해석되는데 ‘지안현지’는 장군총을 동명왕묘로 기록했다”면서 “고구려인들은 소위 장군총 위에 사당을 지어 시조에게 제사를 지내며 나라를 지켰으며, 능역 한구석에 딸린 작은 무덤인 배총(陪塚)이 4∼5개나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만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구려 역사우표도감에 고구려의 상징인 ‘광개토대왕비’도 들어있는데, 대왕비는 고구려 자체를 반영하는 상징물로 고구려가 큰 나라임을 몸으로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광개토대왕비에는 ‘광개토대왕’이 ‘광개토태왕’으로 기록돼 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우리 민족이 21세기 선진 문화국가가 되려면 지금부터라도 식민지사관과 한반도사관, 사대문화사관에서 벗어나 해륙(海陸)사관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 박석규 기자 2005-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