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통한의 역사

두 주먹 불끈 쥐고 읽는 통한의 역사 (한민족공동체발전협회/집사재 펴냄)

'간도는 우리땅이다!' 고구려 역사 파동, 명성황후 시해 문건 공개 등 여기저기서 민족주의를 부르짖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요즘, 한민족공동체발전협회에서 '두 주먹 불끈 쥐고 읽는 통한의 역사'를 펴냈다.

이 책은 북방영토, 즉 간도문제를 다뤘다.

간도가 왜 우리 땅인가에 대한 역사적 배경에 대해 쉽게 설명하고, 국제법상으로도 우리땅이라 주장할 근거가 충분한 만큼 간도땅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수천년간 끊임없이 진행해오던 영토싸움은 최근 200, 300년 안에 오늘과 같은 영토 구획으로 확정됐다.

5세기 고구려 전성기의 우리 영토는 아시아 대륙의 동북지방 거의 전역이었다.

그 후 영토는 역사적 혼란을 거치다가 1627년 청나라와 조선은 북방영토분쟁의 시발이 되는 '강도회맹(江都會盟)'을 체결한다.

강도회맹을 통해 조선과 청나라는 양국간의 경계를 정했지만 막상 구체적인 지명이 언급되지 않아 당시 어디가 국경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중국과 합의한 최초의 국경협정은 숙종때인 1712년에 이뤄진다.

청나라의 목극등은 강희제의 명을 받고 조선과의 경계를 확정하기 위해 조선에 건너온다.

목극등이 국경을 정할 때 조선의 관리들은 그저 목극등이 하는 대로 볼 수밖에 없었고, 다만 뺏긴 영토가 생각보다 크지 않음에 대해 안도할 수밖에 없었다.

1860년 청나라는 러시아와 북경조약을 맺으면서 네르친스크조약을 파기하고 연해주 일대를 조선의 동의도 없이 러시아에 넘겨줬다.

당시 조선은 내부적으로 혼란에 빠져 있었다.

이 책은 우리 땅이던 연해주가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청나라에 의해 러시아의 손에 넘어갔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과의 국경 문제가 이와같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일본은 한반도를 침략해 1895년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1905년 불법적 을사조약을 체결함으로써 한반도 장악을 꿈꾼다.

을사조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은 일본은 1909년 청나라와 간도협약을 맺었다.

남만주철도 부설권을 포함한 이권을 얻는 대신 일본이 청나라에 내준 것이 우리 간도땅이다.

이로써 연해주는 청나라에 의해 러시아에게, 간도는 일본에 의해 청나라에게 넘겨져 북방영토는 모두 남의 손에 뺏기게 됐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한민족공동체발전협회는 북방영토를 빼앗기는 이 모든 과정이 국제법상 불법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법상 국가간에 맺은 조약이 무효가 되는 것은 불평등조약, 강박에 의한 조약, 보호국의 권한외 행위에 의해 체결된 조약의 경우인데, 간도협약의 근거가 되는 을사보호조약이 국제법상 불법이라는 것.

또 중국과 일본은 1952년 중일평화조약 제4조에 '중일 양국은 전쟁의 결과로서 1941년 12월9일 이전에 체결된 모든 조약, 협정 및 협약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했다.

따라서 1909년 청일간에 체결된 간도협약도 필연적으로 무효라는 것이다.

이 책은 '간도협약은 제국주의가 청산된 뒤에도 원래대로 환원되지 않은 거의 유일한 국제조약'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20년 전 토문감계사 이중하가 청나라와의 국경회담에서 "내 목을 자를지언정 국토는 한 치도 내어줄 수 없다"고 한 말을 다시 새겨야한다.

(매일신문 / 최세정 기자 2005-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