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인의 삶과 죽음 특별전

국립경주박물관은 2005년 새해를 맞아 고분벽화를 통해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는 고분벽화 모사도(模寫圖) 공개 특별전을 갖는다.

'고구려인의 삶과 죽음'을 주제로 1월 2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광복 전 북한과 만주지역에서 발견된 고구려 고분벽화 중 보존가치가 높은 작품을 실물 크기로 모사한 40여 점을 선정해 공개, 고구려인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의식세계를 재조명하고 있다.

현재 중국 요동과 북한지역에는 1만3천여 기의 고구려 고분이 산재해 있고 그 중 106기의 돌방무덤 내부에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벽화는 또 고구려인 나름의 내세관·종교관·우주관을 무덤 내부에 표현한 장의미술(葬儀美術)의 한 장르다.

현세에서의 영화로운 삶이 사후에도 그대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소망과 죽음 이후의 공간인 무덤이 영원한 안식처로 보호받기를 기원하는 염원을 무덤 속에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전시작들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자료인 집안지역의 통구 12호무덤을 비롯한 평양 감신무덤, 용강큰무덤, 별무덤, 천왕지신무덤, 쌍기둥무덤, 개마무덤, 사냥무덤, 진파리1호무덤, 강서큰무덤, 강서중무덤 등 11기의 벽화고분의 중요장면을 실물크기로 베껴서 그린 것이다.

경주박물관 관계자는 "벽화 모사도 제작은 1912년부터 광복 이전까지 대부분 일본인의 손에 의해 이루어졌다"면서 "그러나 현재 벽면이 떨어져 나갔거나 훼손돼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훼손된 벽화를 복원하거나 보존하는 데에도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신문 / 박정출 기자 20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