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야마 日 도쿄예술대 학장 ‘수교훈장 흥인장’ 받아

“정치 경제는 나라마다 의견이 다르고 마찰도 생기지만, 문화는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히라야마 이쿠오(平山郁夫·74) 도쿄(東京)예술대 학장은 22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기자와 만나 “가능하다면 한국 일본 중국 3국의 문화공동체를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 학자인 그가 15년 넘게 고구려 고분벽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해 온 것은 이런 문화 공유 의식 때문. 히라야마 학장은 이날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 친선대사 등으로 활동하며 고구려 고분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에 기여한 공적으로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 흥인장(興仁章)’을 받았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훈장 수여 직후 히라야마 학장을 위한 오찬을 베풀며 “일본과 북한이 수교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히라야마 학장이 개인 시간과 사재를 털어가며 고구려 유적의 보존과 홍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치하했다.

이에 히라야마 학장은 “고구려 고분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은 1단계일 뿐”이라며 “앞으로 이 고분들을 어떻게 보존, 연구해 나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일 우정의 해 2005’의 일본 측 실행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 문제가 학문적으로도 정리된 적이 없다”며 “일본과 한국, 일본과 중국 간에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 부형권 기자 2004-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