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금까지 한번도 침략전쟁 안해”

중국의 고교과정 역사 교과서의 역사 왜곡과 생략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6일 상하이(上海)발 기사로 지적했다.

중국의 교과서들은 특히 현대사의 경우 역사적 사실을 뒤섞어 놓아 중국의 교육전문가들조차 “지나치게 선별적으로 사실을 기술해 현대사에 대해 심하게 왜곡된 견해를 갖게 만든다”고 인정했다고 NYT는 전했다.

다음은 NYT 기자가 교과서와 교사의 수업에서 발견한 주요 왜곡 및 누락 내용.

▽중국은 침략전쟁을 하지 않는다=중국 학생 대부분은 ‘중국이 방어를 위해서만 전쟁을 했을 뿐 침략전쟁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

역사 강의에서는 수나라와 당나라의 고구려 침략은 물론 1950년 티베트 침공이나 1979년 중국-베트남전 등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종식은 중국의 힘=많은 중국인들은 중국의 저항운동 때문에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했다고 믿고 있다. 미국 때문이 아니라 중국이 저항했기 때문이라고 가르친다. 한 역사 교과서는 “중국 공산당이 핵심세력이 돼 국가를 통일시키면서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북한은 침략한 적이 없다?=역사 교과서에는 북한이 남한을 침공하면서 6·25전쟁이 시작됐다는 사실이 빠져 있다. 대만의 역사도 생략됐다. 한 교과서는 “중국의 항일전쟁이 마침내 성공했고 대만은 본토로 반환됐다”고 엉뚱하게 기술했다.

▽공산당은 오류가 없다=중국 학생 중 누구도 중국 공산당 창시자인 마오쩌둥(毛澤東)이 밀어붙인 대약진 운동 때문에 3000여만명이 기근으로 숨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또 톈안먼(天安門) 사태에 대해서는 “공산당을 전복시키려는 목적을 가진 소수의 사상에 따라 벌어진 사태”라고 모호하게 설명했을 뿐 수백 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파시즘은 없다=1929년부터 1939년까지의 중국과 세계의 관계를 가르치는 역사 수업에서 교사는 아돌프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한 과정을 설명하면서도 파시즘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설명없이) 그냥 넘어갔다.

한편 NYT는 이 같은 ‘잘못된 역사 가르치기’에 대해 중국인들마저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 역사 교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사로 올수록 (역사 기술이) 더 정치적”이라며 “인민공화국 설립 이후의 역사에 대해서는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본적인 사실만 가르칠 뿐 사건의 배경은 자세히 다루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의 중국역사지리연구소 소장은 “솔직히 말해 중국에는 국민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매우 민감한 주제들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동아일보 / 홍권희 특파원 2004-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