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문제 반짝 관심으로 끝나선 안돼

중국이 고구려유적을 담은 우표를 발행한다고 한다. 중국내에 위치한 고구려관련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기 위해서라고는 하나 얼마전 동북공정의 파문을 겪은 우리로선 그리 곱게 보이진 않는다. 게다가 또한 발해궁성을 복원하면서 그 방식을 본모습과는 다르게 중국식으로 복원을 하고 있어 문제라는 보도가 있었다. 이 또한 중국의 역사왜곡작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얼마 전 중국정부의 역사왜곡사업인 동북공정의 추진 사실이 국내에 알려져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국내여론은 벌집을 쑤셔놓은 듯 연일 비난의 목소리가 커져갔고, 우리 정부에서도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각종 시민단체에서는 중국정부의 역사왜곡시도를 강력히 규탄했고, 항의시위와 이에 대한 대응을 위한 움직임도 들불처럼 일어났다. 국내여론의 반발이 생각보다 매섭게 일어났다.

이러한 국내의 상황을 감지한 탓인지 우리정부와 중국정부는 외교적 협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더 이상 진전을 시키지 않는다는 정도의 합의로 사태수습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역사 연구와 보존 및 교육이 모두 부실화했다는 지적이 봇물 터지듯 나왔다. 실제 그동안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있던 우리 역사 분야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면서 그 열악한 환경과 문제점들이 일시에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다.

실로 충격적인 현실도 많았다. 한 예로 중국이 엄청난 규모의 자금과 연구원을 동원하여 역사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고구려사를 연구하는 국내 학자는 고작 몇 명에 지나지 않았고, 연구비는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협소한 금액이었다. 도저히 중국정부가 추진 중인 프로젝트에 대응한다는 게 불가능한 정도의 수준차이가 났던 것이다. 역사왜곡을 시도하는 중국정부만을 탓하고 있기에는 우리의 노력 또한 너무 미약했던 것이다.

다행히도 이러한 역사연구에 있어서의 열악한 현실이 알려진 후 정부와 학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개선방안이 속속 제시되었다. 고구려사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고구려연구재단이 설립되었고, 우리 역사연구와 관련서적 출판, 교육 등 전 분야에 걸친 대안제시가 일어났고 일부 방법들은 이제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 아무리 뉴스를 유심히 쳐다봐도 개선책으로 발표됐던 여러 방안들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기가 어렵다. 역사왜곡문제가 이슈화 되었을 때는 거의 매일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관련 소식에 대한 기사를 볼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일이 없다. 대신 중국의 조치들에 대한 비판기사만을 찾을 수 있을 따름이다.

물론 언론사의 입장에서는 이슈가 되는 기사를 싣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역사분야의 발전을 위해 기획되었고, 실행에 옮겨지고 있는 여러 개선방안의 추진과정에 대해 점검하고 지속적인 추진을 격려하는 보도가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항상 이슈가 될 때에는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예전의 관심은 어디 갔는지 사라져버리고 만다. 그리하여 어떤 일을 추진하는데 용두사미가 되곤 한다. 하지만 역사왜곡에 대한 대응문제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연구는 그래선 안 될 분야이다. 기획되었던 개선책과 지원방안들은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우리의 역사는 우리가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이 적기이다. 한창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던 시기를 적당히 지난 시점에서 그간의 개선사항과 추진사항에 대한 점검이 있었으면 좋겠다. 정부와 학계, 시민단체, 언론이 한번정도 추진과정의 일관성과 성과를 알아보았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문제점을 수정하고 다시 한번 박차를 가해 처음 의도대로 소기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국정브리핑 / 이지혜 국정넷포터 2004-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