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구려사 왜곡 심도 깊게 조명"

박용식 건국대 명예교수 동아시아 역사 학술세미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불거진 이후 우리는 사실 매우 당황하고 흥분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도대체 고구려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 정리된 관점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이제는 차분한 연구와 관심을 통해 심도 있는 해결을 모색할 때입니다.”

26일과 27일 이틀간 ‘고대 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 학술 발표대회를 여는 박용식(朴湧植) 동아시아고대학회 회장(건국대 명예교수)은 “이제부터는 고구려와 관련된 우리 자신의 소홀함을 생각하고 고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국대 법대 종합강의동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선 서영수 단국대 교수의 ‘동북공정과 중국의 한국고대사 왜곡’을 비롯해 고구려사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27일 오후 일정은 ‘고구려 특집’으로 구성, ‘고구려의 유민과 생묘’ ‘고구려 놀이문화의 특징과 전승’ 등을 논의한다. 된장이 원래 고구려의 발명품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도 발표된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고구려를 짚을 수 있는 것은 지난 1999년 설립된 이 학회가 어학·역사학·민속학·일본학·신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250명의 학자로 구성돼 있기 때문. 국문학자로 건국대 인문대 학장과 한국고소설학회 회장을 지내고 ‘한국 설화의 원시종교사상 연구’ 등의 저서를 낸 박 회장은 지난해부터 이 학회의 3대 회장을 맡고 있다. 박 회장은 “한·중 5개항 구두합의로 고구려 문제가 매듭지어졌다고 생각해선 곤란하다”며 “학회 차원에서도 꾸준히 사회적인 여론 환기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 유석재 기자 2004-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