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게임 대책 시급

'게임 속 역사왜곡, 이대로 안된다.

' 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낙랑을 한반도 주요 군사 거점으로 표시 하는 등 역사를 왜곡한 외국산 게임들에 등급보류 판정을 잇따라 내면서 게임 속 역사왜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선정성이나 폭력성, 사행성 등으로 등급 보류판정을 받는 게임은 많지만 역사왜곡 문제로 심의가 보류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보류 판정을 받은 게임은 외국산 PC게임인 '삼국지 Ⅹ(사진)'과 밀리터리 액션게임 '고스트리콘 2'.

부산지역 게임 전문가에 따르면 삼국지 Ⅹ은 한반도 주요 군사거점으로 고구려와 신라 백제 대신 낙랑을 표시하는 등의 역사 왜곡 때문에, 고스트리콘2는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할 뿐 아니라 북핵 문제로 인한 전쟁 발발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이유로 등급분류가 보류됐다.

동부산대학 홍수봉 교수(게임컨설팅과)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이번 결정에 대해 '게임 속의 역사왜곡에 관심을 갖게 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게임 속 역사왜곡을 개선하기 위해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내린 국내 발매 보류는 단순한 미봉책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삼국지 Ⅹ 등은 세계적인 인기 게임이기 때문에 수많은 해외 게임 사용자들이 그 게임을 그대로 즐기는 것에 대해 아무런 손을 쓸 수 없다는 것.

따라서 우리 역사를 제대로 해외에 알리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영상물등급위원회가 게임을 심의할 때 게임 전체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게임 사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데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전문성 부족으로 심의를 제대로 하지 못한 대표적인 예가 바로 초대형 온라인 게임인 '월드 오프 워크래프트. 홍 교수는 '이 게임을 몇 번만 해보면 '누구의 목을 가져와라' 등 잔인하고 폭력적인 퀘스트가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만 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가 15세 등급을 내렸다'며 '앞으로 영상물등급위 원회는 게임 심의에 앞서 게임 사용자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일보 / 임원철 기자 2004-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