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 게임사업도 광개토대왕의 기개로

중국이 고구려의 역사를 왜곡한다는 사실을 알고서 분개한 적이 있다. 일본 역시 우리나라와 관계된 역사를 오래 전부터 왜곡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에서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한다는 현실이 암담하게 느껴질 뿐이다.

프랑스문화원 하면 영화·샹송·그림 등이 떠오르고, 미국문화원 하면 자유와 문명의 대국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그렇다면 한국은 세계 만방의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와 형상으로 다가설까.

다행히도 수년 전부터 아시아 전체, 특히 세계적인 문화강국 일본에까지 불어닥친 한류 열풍으로 한국이라는 이미지가 재평가되는 계기를 맞고 있다. 이 때문에 아시아인들은 한국 사람들에 대해 왠지 모를 막연한 동경심마저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해방 이후 전쟁의 나라라는 이미지에서부터 한국 국회에서 숱하게 벌어지는 정치싸움, 도심에서 끊이지 않는 데모의 나라로만 받아들여졌던 코리아를 바라보는 눈길이 확연히 바뀌게 된 것이다.

이런 한국의 이미지 제고에는 온라인 게임도 한몫해 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빠른 속도로 구축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와 코스닥시장, 벤처육성 사업 등을 기반으로 국내 온라인게임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성장을 계속 해왔다. 우리나라의 온라인게임에 대한 세계적인 기술 구현과 콘텐츠 창조 능력, 그리고 온라인서비스 품질 등의 노하우가 아시아 시장을 장악하면서 불과 몇년 만에 아시아는 한국 온라인게임의 판이 됐다. 아시아를 정복한 한국 온라인게임은 아시아 젊은이에게 한국의 또 다른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세계의 문화를 선도할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됐다. 그러나 우리에겐 그만큼의 견제가 뒤따르고 있다. 최근 들어 온라인게임 분야에서도 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중국이라는 커다란 나라가 외국의 온라인게임, 특히 한국의 온라인게임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나아가서는 거대한 인터넷 이용자를 기반으로 하는 독자적인 온라인게임을 개발해 서비스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등지에서도 한국과 아시아의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와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는 입맛을 다시며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엄청난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상황과 다시 뒤집어질 수도 있는 상당한 위기 상황을 동시에 맞고 있다. 게임에 대한 한국의 이미지를 더욱 굳건하게 하고 우리나라의 게임 개발 수준 강화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는 이런 중요한 때를 현명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 보다 나은 기회의 장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기술과 작품을 계속해서 만들어낼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인재들의 보물창고다.

그 좋은 인재들이 게임업계로 많이 흡입돼야 하고, 애니메이션업계 등 관련 산업군에도 함께 바람을 일으키고 날개를 펼쳐 줄 좋은 인재가 많이 몰려야 된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칠 수 있는 한국의 빌로퍼, 한국의 미야자키 하야오 같은 인재가 계속적으로 나와줄 때 한국의 게임은 더욱 세계적인 게임으로 명성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문화강국의 면모를 보이며 비로소 세계의 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위치에 당당하게 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중국의 고구려 역사 왜곡에 당당히 맞서야 하며, 고구려 역사의 중심에 있는 광개토대왕의 위상을 전세계에 드높여야 할 책무가 있다. 이제는 칼이 아니라 문화로써 세계를 정복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우리가 힘들게 일으켜놓은 한류열풍을 타고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를 정복해 나가야 한다. 광개토대왕이 가슴에 품었던 원대한 꿈을 이제 우리 후손이 현실화해 나가야 할 때인 것이다.

<나코인터랙티브 한상은 사장>

(전자신문 2004-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