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수 고구려연구회 회장 "발해사에 관심 가져야"

"그동안 고구려 역사의 자국사 편입에 골몰해온 중국의 다음 목표는 발해입니다. 이제는 발해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서영수(徐榮洙ㆍ55) 신임 고구려연구회 회장(단국대 역사학과 교수)이 10일 서울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서 교수가 언론 인터뷰를 가진 것은 최근 회장직에서 사퇴한 서길수 서경대 교수의 후임으로 회장에 부임한 이후 처음이 다.

서 회장은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고구려연구회가 이제는 일대 전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고구려 연구의 중심 기관으로 많은 성과를 내긴 했지만 연구목표를 다소 수정할 때가 됐다는 것.

"중국의 역사왜곡은 곧 고구려사에서 발해사로 넘어갈 겁니다. 우리는 이제부터 라도 여기에 대비해야 합니다. 고구려연구회도 앞으로 발해를 포함한 북방사를 포괄적으로 연구할 생각입니다."

신임 임원을 전문연구원들로 대거 교체한 것도 이런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발해사에 해박한 한규철 경성대 교수가 부회장으로 선임됐고, 발해건축사를 전공한 이병건 동원대 교수는 총무이사를 맡았다. 박찬규 편집이사(단국대 동양학연구소 연구 원)와 양기석 감사(충북대 교수)는 백제사 전공자다.

"이제는 임원의 90% 이상이 고구려 관련 연구자들입니다. 또 미국학자와 일본 조총련계 학자 등이 새롭게 학술자문위원으로 위촉돼 기대가 큽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서 회장은 동국대에서 광개토대왕릉비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을 만큼 고구려사에 조예가 깊고, 고구려연구회의 창립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서길수 전 회장은 "내 전공은 원래 경제학으로, 고구려사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어 고구려연구회 창립 초기 서 회장이 나의 가정교사나 마찬가지였다"며 "이제 어느 정도 기틀인 잡힌 상황에서 서영수 교수가 회장을 맡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순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이봉석 기자 2004-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