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인터뷰> '아 고구려' 발표한 가수 서희

'대한민국 싸우지마', '시골영감'에 이어

사회 풍자곡 '대한민국 싸우지마'로 화제가 된 가수 서희가 이번에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항하는 의미로 '아 고구려'란 노래 를 발표했다.

"고구려가 우리 역사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왜 고구려가 우리 역사인지에 대해서도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고구려가 중국역사라고 할 때 펄쩍 뛰면서도 '아무튼 우리거야'라고 얼버무려서는 논쟁이 안 되니까요."

서희는 5집이자 'I LOVE KOREA'란 타이틀의 새 앨범을 통해 고구려의 웅대한 기상을 표현한 신곡 '아 고구려'를 선보였다. 이 곡은 '독도는 우리땅'과 '대한민국 싸우지마' 등을 작사 작곡한 박인호씨가 가사와 곡을 붙였다. 박씨는 전두환 전대통령을 풍자한 시골영감에도 가사를 붙인 바 있다.

'우하 우하 우하'라는 친근한 가사로 시작하는 '아 고구려'는 응원가로 쓰일 수 있을 만큼 경쾌하면서도 신나는 리듬과 쉬운 멜로디로 구성됐으며 국악적인 요소도 가미했다.

"노래를 부르다 보면 말을 타고 중원을 호령하던 고구려 기병들의 함성 소리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또 희망이 없는 우리 시대에 희망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 도 숨어 있습니다."

"저 멀리 외쳐라 우리의 큰 뜻을 우리의 용기를 우리의 이상을 / 힘차게 달려라 저 넓은 들판을 저 거친 광야를 저 푸른 초원을 / 아 고구려 우리의 꿈이여 너와 나의 가슴속에서 / 아 고구려 우리는 보았네 환상처럼 달려 가는 너"란 가사가 노래에 담겨 있다.

이어 "솟아오른다 고구려의 꿈 고구려의 힘 고구려의 피 / 아이 러브 고구려 아이 러브 고구려"를 후렴구로 하고 있다.

그는 "'솟아 오른다 고구려의 꿈'은 고조선의 홍익인간의 정신을 계승한 고구려의 건국이념을 표현하고 있다"면서 "'고구려의 힘'은 대흥안령 산맥을 넘어 아시아 최강자로 군림하던 광개토대왕의 기상을, '고구려의 피'는 우리가 자랑스러운 고구 려의 후손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노래에는 '독도는 우리땅'처럼 풍자적인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다.

풍자와 비아냥거림은 한때의 흥밋거리는 될 수 있지만 정정당당히 고구려가 우리 것이라는 강조해 중국에 제대로 대응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우리가 친중(親中)과 반중(反中) 사이에서 갈등하기 보다는 무엇보다 중국을 먼저 알아야 하는 지중(知中)을 해야 합니다."

그는 이 노래가 한일 월드컵의 대표적 응원가 '오 필승 코리아' 못지 않은 응원가가 되길 바라고 있다.

"일부러 이 노래에 '아이 러브 고구려'와 '아이 러브 코리아'란 후렴구를 넣었습니다. 어딜 가도 '대∼한민국'을 알듯이 '코리아가 고구려의 후손'이란 점을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인들에게 알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가 고구려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는 무명 시절인 1990년 '슈퍼 맹꽁이가 부른 역사 노래'란 앨범에서 '달려라 소년 고주몽' ,'광개토대왕',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 등의 노래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전국의 초등학교를 돌며 역사 노래 부르기 대회도 수차례 개최했다.

그는 1999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예명 '서희'에 외교 담판으로 강동6주를 회복한 고려의 문신 서희처럼 중국과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그렇지만 본격적인 고구려사 강의계획까지 마련한 것은 이번 '아 고구려'를 통해서가 처음이다.

그는 2일 광주로 내려가 광주방송에서 75분짜리 특집 TV강연을 하게 된다. 이를 위해 고구려 전문가들의 각종 강의와 신문 스크랩, TV 다큐멘터리 등 자료들을 총망라해 강의 준비를 하고 있다.

"독자적인 연호를 쓰던 고구려를 후연이 침략해 왔다 만주땅을 완전히 고구려에 빼앗긴 이야기와 대흥안령 산맥을 넘어 중국 대륙을 점령하던 광개토대왕의 이야기 등을 들려 드릴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의 어려운 이야기보다는 저같은 아마추어가 오히려 보통사람들의 마음에 와 닿게 강의를 잘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한편 그는 '대한민국 싸우지마'를 발표하던 지난해 말과 비교해 "우리 정치권이 더욱 심하게 싸우고 있어 '대한민국 싸우지마'란 노래를 부르던 가수로서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홍제성 기자 2004-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