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악 민족충돌 148명 사망

뉴욕타임스 “허난성서 진압경찰 18명 포함”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에서 지난달 29일 이슬람교를 믿는 회족(回族)과 한족(漢族)간에 대규모 유혈 충돌이 발생해 148명이 사망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목격자 등의 말을 인용, 31일 베이징(北京)발로 보도했다.

유혈충돌 직후 현지 경찰이 출동했지만 사태를 진압하지 못했고 무장경찰이 동원되고 계엄령이 선포된 뒤에야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출동한 경찰 18명을 포함해 모두 148명이 사망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유혈충돌은 지난 10월29일 회족 택시기사가 차를 몰다 6세된 한족 여아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교통사고를 내자, 사고를 당한 한족 여아의 가족 및 친척, 마을 주민들이 보상을 요구하며 회족 택시기사가 사는 마을로 몰려가 항의를 하면서 비롯됐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자 허난성 성도인 정저우(鄭州)와 카이펑(開封) 사이에 위치한 중머우(中牟)현에서 순식간에 수천명의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놓고 충돌했다.

한족을 포함, 중국의 56개 민족 가운데 이슬람교를 믿는 민족은 회족을 비롯해 위그르족(維吾爾族), 카자흐족(哈薩克族) 등 10여 개 민족으로 인구수로는 1760만명에 달한다. 그 중 회족은 약 860만명으로 대부분 닝샤(寧夏)회족자치구에 거주하며 나머지는 전국에 걸쳐 이슬람 사원을 중심으로 밀집해서 살고있다.

뉴욕타임스는 한 목격자의 말을 인용, 당국은 특히 인근 현과 성에서 중머우 지역으로 회족을 싣고 들어오는 17대의 트럭을 보고 크게 긴장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이 지역으로 들어오는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일부 버스 운행도 중단시켰다. 뉴욕타임스는 이는 이슬람교도들 간의 유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그러나 더이상 세부사항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과거 이같은 폭력 시위는 무척 드문 일이었으나 최근 들어 관리들의 부패, 임금체불 등에 불만을 품은 농부 및 노동자들의 소요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중 중국 북동부 신장(新藏)에 사는 위구르족은 독립을 요구하며 간헐적으로 시위를 벌여 중국 당국은 무장 경찰을 주둔시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지만 그러나 중국 중부 및 서부 지역의 몇개 성에 흩어져 살고 있는 회족은 위구르족보다 중국사회에 훨씬 통합돼 있어 중국 사회의 안정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고려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1980년대 이래 회족의 소요는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며 많은 회족 거주 지역이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도시 및 해안 지역과는 달리 경제성장에서 소외돼 경제적으로 낙후된 데 큰 불만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언론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일절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문화일보 / 김도연 기자 2004-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