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에 막연히 분노만 진실은 잘 몰라 부끄러워요

우리나라의 역사를 다른 나라가 왜곡하는 일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이 고구려의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라고 주장하고 있어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역사 왜곡 사태에 대해 청소년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학생들은 주변 국가들이 우리 역사를 왜곡하는 데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했고, 더 나아가서 우리 역사를 공부하는 자세에 대해 스스로 반성을 하기도 했다.

군산여고 김보미(18·2년)양은 “중국의 동북공정은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것과 다를 게 없다”며 “너무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털어놓았다. 같은 학교 안은아(18·2년)양도 “내 물건을 도둑맞은 것처럼 분하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이렇게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과 중국의 행태에 속상해 하면서도 일본이나 중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근거를 들어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지, 왜 그 주장이 잘못됐는지 알고 있는 청소년은 드물었다.

김양은 “막상 중국이나 일본의 주장이 왜 틀리고, 왜 우리의 역사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며 “막연히 ‘우리나라의 역사니까, 그냥 우리나라 역사지’ 하는 생각을 해 왔다”고 말했다. 안양 역시 “왜 중국이나 일본의 주장이 잘못됐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중국의 동북공정 문제를 계기로 우리나라 역사를 대하는 태도를 반성하게 됐다는 청소년도 많다.

유일한(18·2년)양은 “평소에는 역사에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많이 반성했다”며 “솔직히 어떤 것이 진실인지 구분을 할 수 없었다”고 우리 역사에 대한 무관심을 인정했다. 유양은 또 “‘국사’라고 하면 ‘시험과목’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수업시간에도 영어나 수학 과목과 별반 다를 것 없는 마음으로 공부했는데, 앞으로 역사 공부를 할 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더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군산여고 김효문(18·2년)양도 “국사는 시험 볼 때만 바짝 공부하고 시험이 끝나면 다 잊어버리는 등 큰 비중을 두지 않고 공부를 해 왔다”며 “중·고교를 합쳐 2년 동안 국사를 공부한 학생으로서 내가 중국의 주장에 얼마만큼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봤는데 ‘내가 2년 동안 뭘 공부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청소년으로서 역사 왜곡을 하고 있는 나라에 직접적으로 항의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청소년이 할 수 있는 일은, ‘역사는 시험 과목’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우리 역사에 대해 끊임없는 관심과 자부심을 갖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장아름 / 1318리포터, 군산 군산여고 2학년>

(한겨레신문 2004-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