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中동북공정 내지·변강일체화 정책

지난달 16일 창립 후 첫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던 고구려연구재단(이사장 김정배)이 26일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중국의 동북공정, 그 실체와 허구성’이라는 주제로 제1차 국내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회의는 한국사 전공자 중심으로 진행된 이전 학술대회와 달리 중국사·중국학 전공 사회과학자로 구성, 중국의 역사인식이 동북공정에 투영된 경로와 ‘서부대개발’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소수민족정책 등 중국의 만주·한반도 전략을 살필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이희옥 한신대 교수는 ‘동북공정 추진 현황과 추진기관 실태’라는 논문 발표를 통해 고구려사 왜곡으로 한중 간 마찰을 일으킨 동북공정의 추진 의도 및 중앙과 지방 단위의 추진기구를 면밀하게 분석한다.

이 교수는 중국의 동북공정 추진이 역사패권주의뿐 아니라 변경지역의 안정 및 한반도 문제 등에서의 정책적 판단, 북한 고구려 유물의 유네스코 등재 및 남한 내 민족주의 과잉에 대한 방어적 측면이 있다고 바라본다.

박장배 한신대 교수는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과 지역구조―지역 창안 및 서부 대개발과 관련하여’란 논문에서 중국의 동북공정 추진을 서부지역 경제 재개발 사업인 ‘서부대개발’과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부대개발’은 개혁·개방 이후 벌어진 동부와 서부의 지역격차 해소를 위해 중국 정부가 1999년부터 추진한 경제통합정책. 박 교수는 “서부대개발이 단순한 대규모 토목건설사업이나 경제개발사업뿐 아니라 문화건설사업도 활발히 진행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동북공정 역시 ‘서부대개발’처럼 중국 정부가 마오쩌둥 시대부터 추진한 ‘내지·변강 일체화 정책’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이개석 경북대 교수의 ‘현대 중국의 역사인식’, 임상선 고구려연구재단 부연구위원의 ‘중국의 한국사 왜곡의 내용과 문제점’, 유용태 서울대 교수의 ‘중국대학 역사교재의 한국사 서술 내용과 문제점’이란 주제의 논문도 함께 발표된다.

(세계일보 / 송민섭 기자 2004-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