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 세계 누비벼 한국 바로 알린다"

대한민국의 국어는 영어이며 오랜 기간 중국의 식민지였다?

분명 실소가 나올 법한 '농담'이건만 아직도 일부 해외 웹사이트에는 '진담'인 양 버젓이 게시된 곳이 남아있다.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한국 관련 오류를 인터넷 상에서 발굴해 내고 이를 시정해 나가는 파수꾼이자 첨병이 국정홍보처 해외홍보원 오류시정팀의 역할이다.

21일 찾은 오류시정팀 사무실에선 10명의 직원들이 영어를 비롯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각국 언어로 된 웹사이트를 샅샅이 검색하며 오류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중국어권 사이트를 담당하고 있는 정미진씨. 고구려사와 관련된 오류의 시정 요구는 묵살되는 경우가 많지만 끈기있게 해 나갈 작정이라고 말한다.
 중국어권 사이트를 담당하고 있는 정미진(29)씨는 국내 모 대기업의 번역 업무를 보다가 확대 구성된 오류시정팀에 합류했다.

“일을 해 보니 우리에겐 상식인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사이트가 예상보다 많아 새삼 놀랐습니다. 심각한 왜곡 사실을 발견하면 화가 나기도 해요.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사명감과 함께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부터 해마다 인터넷 오류 찾기 행사 등을 해 오던 해외홍보원은 정부 차원의 오류 발굴 및 시정 노력 강화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4일 외신협력관을 팀장으로 14명의 전담팀을 꾸렸다.  

직원들은 모두 대기업과 언론사 등에서 통ㆍ번역과 동시통역사 등으로 활동했던 공인받은 외국어전문가들.
실력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전담팀 활동 보름만에 159건의 오류를 발굴하고 10건을 시정 조치하는 성과를 올린 것. 전담팀 발족 전 한 달 평균 42건을 발굴했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이다.   

이들의 작업은 오류를 발굴해 내고 정확한 사실확인을 거쳐 해당 사이트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통해 시정을 요청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한 두 번의 메일을 통해 오류가 시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부정적 반응을 보이거나 아예 반응이 오지 않을 경우는 해당 국가의 해외홍보관들과 협의, 직접 사이트 담당자를 만나 오류 수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한국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하는 국정홍보처 해외홍보원 오류시정팀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즉각적 반응이 오는 곳은 독일이나 스페인 등 유럽권 사이트. 스페인어를 담당하고 있는 서효정(29)씨는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을 현직 대통령으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스페인 한국학회 웹사이트를 발굴해 사실대로 시정시켰다.

서씨는 “한국을 연구하는 학회임에도 대통령부터 각료들까지 명단이 잘못 기재돼 있었다”며 “사이트 담당자에게 시정을 요구하는 메일을 보냈더니 즉각 시정 조치한 것은 물론 사실을 바로잡아준 데 대한 고마움까지 표시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어 사이트의 경우 시정 요구에 대한 반응 얻기가 쉽지 않다. 정미진씨는 “고구려를 비롯한 삼국시대와 관련된 오류가 많이 발견되지만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해도 묵묵부답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얘기했다.

“고구려는 물론이고 신라나 백제의 영토를 잘못 표시해 놓은 지도 등이 많이 발견돼 시정을 요구해도 대응을 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애국심과 중국 특유의 만만디 정신이 결합돼 빚어지는 결과인 듯 합니다. 그래도 끈기있게 시정 노력을 지속해 나갈 작정입니다”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개인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 중의 하나라면 시정오류팀은 자신의 능력을 통해 국가이미지를 쇄신하는 국가대표 인터넷파수꾼이라 할 만하다.

“오류시정팀은 이제 새로운 시작을 맞고 있습니다. 그 끝은 인터넷 상에서 한국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완전히 사라지는 날이 되겠죠."


(국정브리핑 2004-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