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나간 국제교류재단…中 고구려사 왜곡 서적발간 자금지원

외교통상부 산하 단체인 국제교류재단이 어이없게도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관련 저서를 지원했던 것으로 19일 뒤늦게 밝혀졌다. 게다가 고구려사 왜곡에 중추적으로 대응해야 할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는 이 분야 전문가가 단 한 명뿐인 것으로 드러나 정부 대응이 총체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 고구려사 왜곡연구 지원=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한나라당 정의화 정문헌 의원은 20일로 예정된 국제교류재단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재단이 1994년 중국 지린성 사회과학원에 지원한 예산 일부가 동북공정의 핵심 저서인 중조관계통사(中朝關係通史) 연구와 출간에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의화 의원은 “94년 재단이 지린성 사회과학원의 한국학 관련 2권에 2만달러를 지원한 이후 사회과학원측이 문제의 중조관계통사 등 출간이 진행 중임을 확인하고도 지원금 일부의 전용을 사후 추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또 “96년 중조관계통사에 대한 외부 평가가 부정적으로 나온 이후 지원을 중단했다고 밝혔으나 외교부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8년간 자체 대응 없이 방치해 우리 정부가 마치 동북공정을 지원한 셈이 됐다”고 주장했다. 중조관계통사는 고구려를 중국의 일부 또는 지방정부로 기술하고, 요동 지역은 원래 중국 땅이라는 왜곡된 내용을 담고 있다. 정문헌 의원은 “재단은 중조관계통사 외에도 96년까지 3년여 동안 지린성 사회과학원에 무려 4만4000달러(5200여만원)를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재단측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사실을 시인했다.

◇ 고대사 연구 교수 한 명=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은 정신문화연구원 국정감사에서 “고대사,상고사 연구는 10명의 교수가 소속된 역사연구실에서 진행하는데, 한 명의 교수만이 이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며 연구인력 부족을 고대사,상고사 연구 부진의 직접적 원인으로 분석했다. 안 의원은 “연구원의 상고사,고대사 연구가 78년 이후 지금까지 수행된 과제 1230편 중 3.7%인 45편에 불과하다”며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이뤄진 이후에도 올해 ‘고구려 역사와 대외관계’가 유일한 고구려 관련 역사 연구”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 김재중 기자 2004-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