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구 13억에 노동력부족이 웬말(?)

인구가 13억명에 실업자만 수천만명에 달하는 중국이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다. 믿기 어려운 현실이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주요 공업 지역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으며 이것이 중국 경제발전을 가로막을 지도 모른다고 8일 보도했다.

중국 노동사회보장부는 지난달 남부 수출기지인 광동지방 주장 삼각주(Pearl River Delta)에 200만명 이상의 노동자가 부족하다고 공개했다. 주장 삼각주에 이미 1900만명의 이주 노동자가 있지만 인력난이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공개했다. 주장 삼각주와 함께 중국 2대 산업 요충지인 양쯔강 삼각주(Yangtze River Delta)도 사정은 비슷하다.

노동력 부족도 심각한데 노동분쟁은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10월 6일 3000명의 선전 지방 근로자들이 임금 상승을 요구하며 가두 시위를 벌인 것이 좋은 예다. 상하이 남부 제지앙 지방의 노동분쟁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상태다.

노동력 부족의 주 요인은 열악한 근로조건이다. 지난 2002년 광동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주 노동자들의 25%가 일터에서 부상을 입은 경험이 있으며 10%는 화학약품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지역의 비싼 생활비도 감당하기 힘들다. 게다가 지난해 광동지방에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이 창궐하는 바람에 근로자들의 의료비용이 급증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수억명에 달하는 중국 서부내륙 농촌지역 인구가 남부와 남동부 공업지대에 값싼 노동력을 무한정 공급해줄 것으로 믿어 왔다. 최저임금만으로 장시간 일하려는 가난한 이주민들의 행렬이 중국의 노동비용 경쟁력을 유지시켜 왔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얻은 중국 제품의 높은 수출경쟁력이 언제까지나 고도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란 기대가 강했다. 그러나 이제 인력의 저수지가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노동력 부족으로 중국을 떠나는 해외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3~4년간 상당수의 중국 진출 대만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눈을 돌렸다. 중국 노동자들의 저임금 신화는 이제 막을 내려야할 지도 모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이데이리 / 하정민 기자 2004-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