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연, 獨연구소와 공동학술회의 열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과 민족주의 역사관의 관계를 본격 조명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국제한국문화홍보센터(소장 이길상)는 독일 게오르그 에케르트 국제교과서연구소(소장 볼프강 회프켄)와 공동으로 7, 8일 정문연 대강당에서 ‘동서양 식민지 역사 서술과 민족주의’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행사에는 중국 동북공정을 주도하는 사회과학원 변강사지연구중심의 리궈치앙(李國强) 교수를 비롯, 국내외 학자 20여 명이 참석해 열띤 찬반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행사 첫날 임지현 한양대 교수는 ‘고구려사 구하기-국사의 패러다임을 넘어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사가 강요하는 배타적 경계 짓기의 사고 틀을 벗어날 때 동아시아 공통의 과거에 대한 성찰적 역사상이 가능하다”며 “고구려사를 복합적인 문화의 역동성이 살아 숨쉬는 변경사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구려사는 중국사도, 한국사도 아니다는 입장이다.

둘째 날에는 고구려연구재단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최광식 고려대 교수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실태와 저의를 살핀 뒤 한국의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중국사회과학원 리 교수가 동북공정을 비롯한 중국의 변경사 연구 전반을 소개한다.

이 주제발표 이후에는 역사해석에서 민족주의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는 김기봉 경기대 교수와 인도 출신의 판카이 모한 호주 시드니대 교수가 각각 토론을 벌인다.

또 이날 마크 바잉턴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영토안보의 문제로 보는 20세기 중국의 고구려사 연구’ 발표에서 “고구려가 자국사가 아니라고 인정할 경우 불거질 일부 변강지역의 불안을 막으려는 방어적인 자세”라고 설명한다.

학술대회에서는 이밖에도 ‘민족주의와 역사교과서’ ‘제국의 교과서와 피지배국 교과서의 식민지 서술 비교’ ‘유럽의 역사적 갈등과 화해 경험’을 주제로 스테피 리히터 독일 라이프치히대 교수, 신주백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책임연구원, 알랭 델리상 프랑스 고등사회과학원 교수, 이옥순 연세대 연구교수, 클라우스 짐머 폴란드 바르샤바독일연구소장, 한운석 상지대 연구교수 등이 발표한다.

(한국일보 / 김범수 기자 2004-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