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선이 일본軍 지휘선?

日게임등 역사왜곡 심각...문광위 대응촉구

‘거북선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지휘선이고, 고구려는 야만적인 악마 국가(?)’ 청소년들의 삶의 일부로까지 여겨지는 온라인 시뮬레이션 게임의 역사왜곡이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같은 게임 프로그램들이 국내에서도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윤원호(열린우리당·비례대표)의원은 4일 문화관광부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전세계 청소년들에게 인기있는 역사 관련 온라인 시뮬레이션 게임들의 한국사 왜곡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청소년들의 역사인식 왜곡과 국가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해서라도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의원에 따르면 일본 케콤사가 제작한 게임 ‘귀무자2’에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원흉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거북선을 타고 하늘을 날며 전투를 지휘하는 장면이 나온다. 역시 일본에서 만들어진 ‘대항해시대 외전’에서도 거북선은 일본의 군함으로 분류돼 있다.

이 밖에도 일본에서 제작된 게임들 상당수가 한국사를 왜곡했다.

‘에이지 엠파이어’는 한국을 일본의 속국으로 묘사했다가 네티즌들의 항의를 받고 아예 한국이라는 나라를 삭제해 버렸다.

고에이사가 제작한 ‘제독의 결단’이라는 게임에서는 ‘강제노동’이라는 아이템을 클릭하면 전투기지가 정비되고 ‘위로’를 클릭하면 병사가 여성을 껴안고 사라졌다가 원기를 회복하는 등 강제노동과 일본군 성피해여성을 연상케하는 장면이 나온다. 대만의 소프트월드사가 만든 ‘한나라와 로마’, 또 같은 대만 제품인 ‘설가장’에서는 고구려가 야만적인 악의 국가로 묘사돼 고구려 정벌이 게임의 목표로 돼 있다.

(문화일보 / 오남석 기자 2004-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