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크' 사이버 외교관 되려면

영어로 자기소개‥대한민국에 꿈심기‥ 한달동안 14단계 교육 '관문' 통과해야

네덜란드인 친구 hilco가 “이건 한국어로 뭐야? 이건 어떻게 발음 하는 거야?” 라고 자꾸 물어 보면서 한국어 가르쳐 달라고 난리예요. (미치겠음 -.-;) 어젠 제가 “왜 갑자기 한국어 배우고 싶어졌는데?”라고 물으니까 니가 너무 좋고 (물론 친구로서죠 ^.^;) 나는 한국인, 한국어, 한국 문화에 대해 알아야만해 라고 하더군요. 역시 한 사람이 어떻게 하는냐에 따라 이렇게 한 나라에 대한 이미지와 관심이 바뀐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김혜민/반크 한국홍보대사·대덕고)

고구려, 일본해, 독도 등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기 쉬운데 그 나라 친구들이 배우기를 잘못 배웠으니까 하나하나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한국의 바른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일은 나와 외국 친구와 쌓인 우정만큼 비례하답니다. 솔직히 전 친구에게 한국을 알려 나가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너무나도 미비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제 자신이 부끄러웠답니다. 외국 친구를 사귀게 되는 일이 내 나라 한국을 더 사랑하는 길이란 의미를 이제야 알겠어요’(노나임/사이버 외교관·동도중)

반크의 ‘겨자씨 대 8억명’ 코너에 있는 청소년들의 활동 소감문들이다. 반크는 ‘모든 씨앗 중 가장 작은 겨자씨가 자라면 큰 나무가 되듯이, 한 명의 해외 친구를 사귀면 전세계 60억 인구가 내 친구의 나라 한국을 사랑하게 된다’는 목표를 가지고 설립됐다. 반크에서는 유난히 청소년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청소년들이 그만큼 인터넷에 가깝기도 하고, 우리나라를 알리려는 마음도 크기 때문이다.

반크의 사이버 외교관이 되기 위해서는 한달 동안 14단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홍보자료 모으기부터 영어로 자기소개, 국제전문가 되기, 외국신문 번역하기, 대한민국에 꿈심기까지. 청소년들은 이 모든 과정을 열심히 통과해서 사이버 외교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꿈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인 절반이 이민을 고려하고 있고, 직장인 가운데 13.8%만 다시 태어나고 싶은 나라를 한국이라고 말하며, 대학생 2명중 1명은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나라와 이 민족을 향해 꿈을 심어주십시오!’ 이런 머리말을 가진 ‘대한민국에 꿈 심기’ 코너에 실린 한 청소년의 글 제목은 이렇다. ‘내가 대한민국인이기에 내 꿈은 대한민국을 통해서 이뤄집니다.’

(한겨레신문 / 이형섭 기자 2004-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