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홍보비, 삼성전자와 비교 '새발의 피'

삼성전자 한해 홍보비 1조 5천억, 국정홍보처 대외홍보비 150억

어느 조직이나 개인 할 것 없이 홍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의 3.5%인 1조5천억원 (홍보 3천억원, 광고 7천억원, 판촉 5천억원)을 직간접적인 홍보비용으로 지출했다.

영화 '쥬라기 공원'은 가장 많은 홍보비를 사용한 것으로 유명한 데 제작비 6000만 달러를 훨씬 초과하는 6,800만 달러를 선전비로 사용했다.

그렇다면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홍보비는 얼마나 될까?

국정홍보처의 예산은 국가 전체예산의 0.04%에 불과한 534억원, 이 가운데 해외홍보에 드는 비용은 15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내외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관광 등을 소개하는 유선 및 위성 아리랑 TV의 경우도 한 해 예산이 380억원에 불과하며 그나마 만성적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 국가의 홍보를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목숨걸고 상품을 팔아야 하는 회사의 그것과 단순 비교하는데는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과연 홍보에 대한 마인드가 있는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대한민국 홍보 이원화도 문제

한국의 홍보는 내용에 따라 각각 다른 부처가 맡고 있어서 전략적인 사고에 따라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점도 안고 있다.

국정홍보처가 KTV 등을 통해 국정에 관한 홍보를 맡고 있다면 문광부는 아리랑 TV 등을 통해 국내외 외국인에게 한국의 문화와 관광을 소개하고 있다.

아리랑TV의 경우 한국방송에서 운영하는 해외동포 대상 위성채널인 'KBS월드'와 차별화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시청자와 방송내용 등이 비슷해 국가홍보에 있어 중복투자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해외 인터넷 등지에서 한국 관련 역사·문화·관광정보의 오류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차원의 오류시정 활동도 예산이니 인력, 전문성 등의 문제로 일원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처간 역할을 분담해 홍보처는 인터넷 오류와 오류시정 총괄업무를 맡고, 문화·관광정보 오류는 문화관광부가, 동해·독도 및 고구려사 등 외교현안 관련은 외교통상부, 교과서 및 학습자료 오류는 교육부, 동해표기 관련 오류는 해양수산부, 오류시정 자료 발간은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각각 전담하고 있다.

국가 대내외 홍보의 일원화 필요성

이와 관련해 국정홍보처의 한 관계자는 "국가 이미지 관리차원에서 해외 오류에 대한 체계적인 종합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해외홍보 전담 기구, 미국 공보처(USIA·United States Information Agency)는 각 나라에서 VOA(Voice of America: 미국의 소리)를 통한 라디오방송, 영화·텔레비전 프로그램 제공, 정기간행물 발행, 각종 교류활동 지원, 도서관 운영 등에 주력하면서 미국의 외교정책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다.

우리나라도 국정홍보처가 해외 몇몇 주요 도시에 홍보원을 두고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터넷 언론의 등장과 함께 뉴미디어를 통한 국가 홍보 중요성 대두

이에 따라 방송과 인터넷, 신문 등을 통한 국가 홍보도 어느 한 부처가 키를 잡고 총괄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방송계와 학계에서도 이미 해외에서 경쟁관계에 서기도 하는 'KBS월드'와 아리랑TV를 통합해 하나의 독립적인 국가홍보방송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함께 국정홍보처 등에 대해 예산과 인력지원을 효율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CBS문화부 양승진기자

(노컷뉴스 2004-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