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古書에 고구려는 외국으로 분류" <北역사학자>

"고구려와 동시대 혹은 그와 가까운 시기에 산 옛 중국인들은 고구려를 명백히 다른 나라, 타국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김일성종합대학 역사학부 김유철 교수는 북한 주간지 '통일신보' 최근호(9.18) 에 기고한 '당대 주변나라 사람들이 본 고구려'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고구려의 주변국가들이 고구려를 독립적인 주권국가로 인식했다는 역사자료를 상세히 소개했다.

28일 김 교수에 따르면 전한으로부터 명나라까지 중국 봉건왕조의 역사를 기록한 24권의 '역사서'(24사)에는 고구려가 모두 외국열전이라는 별도의 항목에 포함돼 있다.

24사 중에서 고구려가 처음 등장한 것은 유송 때 인물인 범엽의 '후한서'(後漢 書)로 후한서의 외국열전에 해당되는 동이전에는 부여, 동옥저, 예, 한 등과 함께 고구려가 등장한다.

24사에 속하는 삼국지, 진서, 송서, 남제서, 량서, 수서, 남사, 구당서, 신당서 등에도 모두 동이전이 설정돼 있다.

진서를 제외한 역사서의 모든 동이전에 고구려가 기록돼 있으며 위서와 북사에는 비록 동이전이 따로 설정돼 있지 않지만 외국열전에 해당되는 부문에 백제, 신라 와 함께 고구려가 올라있고 주서의 외국열전인 이역전에도 백제와 함께 고구려가 수록돼 있다.

24사 중에서 고구려와 동시에 존재한 중국 봉건왕조들의 역사를 기록한 12종의 정사에도 고구려가 외국편으로 기록돼 있다.

651년 당나라 고종은 백제 의자왕에게 보낸 편지에서 "해동의 삼국은 나라가 선 지 오래며 경계를 나란히 하여 지역이 실로 개이빨처럼 서로 맞물려 있다"고 썼는데 여기서 해동3국의 해동은 한반도를 가리키고 3국이 고구려, 백제, 신라를 염두에 둔 것이다.

또 송나라 시기 역사서인 '구오대사'와 '오대사기'의 외국열전 부분에는 고려가 고구려를 계승한 나라라고 강조돼 있다.

송나라 사람인 서긍의 '선화봉사고려도경' 건국조에도 이같은 내용이 기재돼 있는 것은 송나라 시기의 정치 및 역사가들도 고구려를 독립국가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입증해 준다.

김 교수는 이처럼 고구려와 동시대 혹은 가까운 시기에 산 중국의 역대 봉건왕조 사람들은 고구려가 외국이라는 것을 인정했을 뿐 아니라 나아가 해동의 조선민족의 국가였다는 점을 명백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기고문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 최선영 기자 2004-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