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어려움 민족의 얼로 풀어보자

지금 우리민족은 남북한 공히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고구려사 왜곡을 시도하는 중국의 동북공정 문제, 일본의 독도 영토 주장, 북한의 핵 문제, 남북한 이념갈등문제, 남북한의 경제문제, 신행정수도 건설문제, 과거사 청산문제, 국가보안법 폐지문제 등등 국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문제를 민족사적 관점에서 해결하고 남북한 공히 발전하고 희망찬 미래에 통일한국을 건설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은 없을까?

필자는 이 문제의 해답을 이스라엘 독립국가 건설의 원동력이 된 이스라엘 민족의 얼에서 타산지석으로 삼고자 한다. 2천년 전 나라를 잃은 유대민족은 세계 각국에 유랑하면서도 그들의 민족 얼인 시온주의(Zionism)를 잃지 않고 대대로 계승 발전시켜 마침내 1948년 5월 15일 팔레스타인 땅에 이스라엘을 건국하였다. 이처럼 한 나라의 민족 혼 민족 얼은 대단히 중요한 정신유산이다.

이와 같이 중요한 정신유산인 우리민족의 얼은 무엇인가? 오늘날과 같이 남북한이 어려운 때에 우리민족의 얼을 생각해 보면서 지혜를 찾아보자! 5천년 전 우리민족의 최초 국가인 고조선 단군 시조의 건국이념은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이다. 우리민족의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에 의하면, 천신인 환웅이 이 땅에 내려와 신조 단군을 낳고 나라를 열게 된 이념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 경우 <인간>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뜻한다.

그 후 '홍익인간'은 한국의 건국·교육이념이 되었다. 1949년 12월 31일 법률 제 86호로 제정·공포된 교육법 제1조에 교육의 근본이념을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의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천명함으로써 한국의 교육이념을 대표하고 있다. 즉, 홍익인간은 단군이래 오늘날까지 이어가는 한국 정치·교육의 최고 이념으로, 한국민족정신의 핵심을 요약한 말이라 하겠다.

1948년 8월 15일 건국한 대한민국의 정치이념은 헌법전문에서 밝힌바와 같이 자유민주주의이고, 북한은 공산주의가 통치이념이라고 할 수 있다. 남한과 북한은 이런 이념적 갈등문제로 60년 가까이를 끌어왔다. 우리나라 정치계에 민주노동당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고, 북한도 남북교류협력을 통해 자본주의로 많이 개방된 것이 사실이지만 이념적 갈등이 아직 현존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이념적 문제를 아우르고 우리민족의 영원한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은 남북한 공히 공감하고 수용할 수 있는 우리민족의 얼을 발굴,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다. 우리민족의 역사 속에 흘러온 이념을 바탕으로 우리민족의 얼을 정립할 때가 되었다. 그것이 고조선의 홍익인간의 건국이념이든, 신라의 화랑의 얼이든, 고구려의 부국강병의 정신이든, 고려의 훈요십조(訓要十條)의 건국이념이든, 조선의 인의예지(仁義禮智)의 건국이념이든 우리민족의 얼을 바로 세울 때가 되었다.

미국 같은 나라는 나라라는 말밖에 할 수 없지만, 우리는 나라이면서 같은 민족이라는 말을 쓸 수가 있다. 우리는 언젠가는 통일이 되어 한 민족으로 살아야할 운명이다. 우리민족에게는 얼과 정신이 있다. 이 얼을 계승 발전시켜 세계만방에 빛낼 한민족이어야 한다. 우리는 5천년의 역사를 지닌 단일민족이다. 이제라도 우리는 우리민족의 얼을 찾고, 가꾸고, 계승 발전시켜 영원히 쇠하지 않는 번영하는 민족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 일을 위해 남북의 정치, 교육, 역사, 철학자들이 모여 우리민족의 얼을 정립해주기를 바란다.

(국정브리핑 / 송석안 국정넷포터 2004-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