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4일 “고구려는 그 어느 대국의 소수민족 정권이나 지방정권, 속국이 아니라 당당한 자주독립국가였다”면서 고구려사의 정통성을 강조했다.

중앙방송은 “고구려는 대외관계에서 민족적 자주권을 확고히 고수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북한 관영언론이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중국측의 논리를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고구려 유적을 상세히 설명, 고구려사의 민족사적 정통성을 강조해왔다.

중앙방송은 고구려사 왜곡을 주도하는 중국이나 동북공정(東北工程)을 직접 거론하지 않는 등 중국측과 마찰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중국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해 관심을 모았다.

방송은 “고주몽(동명왕)의 건국설화는 다른 민족에 의한 외적 요인이 전혀 없는, 같은 민족 내부에서 다른 지방 출신들끼리의 내왕과 결합”이라고 지적했다. 진시황이 건설한 만리장성 역시 고구려가 건국 초기부터 강대국으로 중국을 위협한 당당한 독립국이었음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 김진호 기자 2004-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