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사 학술대회서 한-중 학자 격돌 예상

고구려연구재단(이사장 김정배)은 16-17일 서울 소피텔 앰버서더호텔에서 '한국사 속의 고구려의 위상'이라는 주제로 제1회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한국과 중국, 미국, 러시아, 호주 등 8개국 학자 15명의 논문이 발표된다. 발표논문 가운데는 사정상 참석하지 못하는 북한학자 4명의 논문도 포함돼 있다.

남북한 학자들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공동 대응, 학술적 연대를 선보이는 가운데 중국학자들이 고구려사의 중국사 편입 논리로 맞서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김정배 이사장은 학술회의에 앞서 배포한 기조강연문에서 중국의 사서(史書)에 등장하는 '해동삼국(海東三國)'이라는 용어가 고구려를 포함한 삼국이 각각 독립된 국가이자 함께 이웃하고 있다는 뜻에서 사용된 것임을 지적한다.

북한의 조희승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고구려가 산성(山城)을 축조할 때 돌로 강고하게 축조한 점, 온돌과 디딜방아 등 생활도구 등을 들어 "고구려가 백제, 신라, 발해 등과 동일한 풍습과 문화를 지닌 같은 민족"이라고 강조한다.

김유철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는 한사군(漢四郡), 특히 그 중심을 이룬 낙랑군이 요동지방에 있었음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낙랑군 평양설을 비판한다.

반면 쑨진지(孫進己) 중국 선양(瀋陽)동아중심 연구주임은 고구려 영토의 3분의 2 가량이 중국 영토 안에 포함돼 있었고, 고구려 인구의 4분의 3이 중원으로 이주했음을 강조하면서 고구려는 중국사의 일부라고 반박한다.

한편 오바트사이한 몽골과학아카데미 연구원은 중국 역사학자들의 몽골사 왜곡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 이봉석 기자 2004-9-14)

남북학계연대 고구려사 왜곡 비판

고구려 역사 왜곡을 싸고 한·중간에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고구려사의 실체를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고구려연구재단은 16~17일 서울 앰배서더호텔에서 ‘한국사 속의 고구려의 위상’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재단 창립 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에는 ‘역사 전쟁’의 당사국인 한국·중국은 물론 주변 인접국인 러시아·몽골·일본을 비롯, 미국·호주 등 8개국 학자 15명이 연구성과를 발표한다. 동북공정 이후 중국 학자가 고구려사를 주제로 하는 학술대회에 참가하기는 처음이다. 당초 참석을 희망해온 북한은 불참했으나 대신 4편의 논문을 보내와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남북한 학술 연대의 장이 마련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북한 학자들은 보내온 논문에서 고구려사의 왜곡 주체를 중국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고구려사의 특징을 들어 중국측의 논리를 비판하고 있다.

북한 사회과학원 조희승 교수는 ‘전투 방식과 생활 풍습을 통해 본 고구려의 조선적 성격’이라는 글에서 고구려의 산성을 돌로 쌓고 이를 전투에 활용한 점 등은 조선적 역사 전통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주장한다. 또 온돌, 발방아, 음식 등의 문화생활에서도 중국과는 달리 백제·신라·발해와 같은 풍습과 문화를 지닌 민족이었음을 강조하며 고구려의 선조가 염제족이나 전욱씨라고 보는 중국측 논리를 반박한다.

사회과학원 강세권 학사도 ‘삼국사기의 주민 구성’이라는 글에서 고구려인·백제인·신라인은 그들이 속한 나라 혹은 거주한 영역에 따라 편의상 구분해 부르는 지역별 호칭일 따름이지 민족이 달랐던 것은 아니라며 모두 고조선의 후예라는 점을 강조한다. 김유철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는 낙랑군이 요동지방에 있었음을 강조, 중국의 낙랑군 평양설을 반박함으로써 중국의 역사 왜곡을 비판하고 있다.

이와함께 대회에서는 중국의 몽골사 왜곡실태를 밝히는 몽골 학자의 발표와 함께 동아시아 고대사의 중국사 편입 논리를 발표하는 3명의 중국학자의 발표도 마련되어 있어 논쟁이 예상된다.

(경향신문 / 조운찬 기자 2004-9-14)

韓 - 中 학자 내일 고구려사 논쟁

고구려연구재단이 설립 이후 처음으로 16일부터 여는 국제학술회의에 중국의 대표적인 고구려 연구자들이 참석해 ‘고구려사는 중국사’라고 주장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고구려사 문제가 한ㆍ중 갈등으로 불거진 이후, 중국 학자가 국내 학술대회에서 동북공정의 논리를 직접 발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구려연구재단은 16, 17일 서울 중구 장충동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여는 제1회 국제학술회의에 중국의 고구려사 전문가인 쑨진지(孫進己ㆍ73) 선양(瀋陽)동아연구중심 주임과 그의 딸인 쑨홍(孫泓ㆍ34) 연구원이 참석해 발표한다고 밝혔다.

1980년대 초반부터 ‘다민족통일국가론’을 제창하며 일관되게 고구려사가 중국사라고 주장해 온 孫 주임은 올 3월과 6월에 국내 고구려 학술대회에 초청됐지만 발표문만 보내고 방한하지 않았다.

‘한국사 속의 고구려 위상’을 큰 주제로 한 이번 학술회의에서 孫 주임은 첫날 김정배 고구려연구재단 이사장 기조강연에 이어 첫 발표자로 나서 ‘동북아 각국의 고구려 영토ㆍ백성ㆍ문화에 대한 계승’을 제목으로 고구려가 중국에 귀속됐다는 논리를 펼 예정이다.

미리 공개된 발표문에 따르면 孫 주임은 “고구려의 귀속은 당시 고구려가 정치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되었는가 그리고 고구려의 영토, 백성, 문화를 지금 어느 국가가 계승하고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전제하면서 “고구려는 영토의 3분의 2가 중국 영토 안에 포함되어 있고 인구의 4분의 3이 중원으로 이주했다”며 고구려사의 중국사 편입을 주장한다.

또 쑨홍 연구원은 ‘고구려와 동북아시아의 여러나라와 민족간의 관계’라는 발표문에서 “고구려 문화의 중심은 한(漢) 문화였고, 고구려 민족은 4세기 이전에는 한국민족에 속하지 않았으므로, 고구려가 조선반도 북부를 차지한 것은 중국이 식민정권을 건립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두 사람의 발표내용에 대해 임기환 고구려연구재단 연구실장과 서영수 단국대 교수가 각각 토론자로 나서 문제점을 지적할 예정이어서 격론이 예상된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이밖에도 박용운 고려대 교수와 재중동포학자인 방학봉 옌볜대 교수, 미국의 미화 스티븐슨(캔자스대) 존 던컨(UCLA) 교수, 일본 자하현립대 다나카 도시아키 교수, 몽골 과학아카데미 오 바트사이한 박사, 러시아과학원 극동지원 역사고고민속학연구소 예브게니아 겔만 박사, 호주 시드니대 판카이 모함 교수 등이 발표한다.

특히 몽골의 바트사이한 박사는 ‘중국 역사학자들의 몽골사 왜곡에 대하여’를 주제로 중국이 몽골역사를 어떻게 왜곡했는지 소개할 계획이어서 눈길을 끈다.

북한에서도 조선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의 조희승 실장과 강세권, 최승택 연구사, 김유철 김일성종합대 교수 등 4명이 고구려 관련 연구논문을 보내왔다.

(한국일보 / 김범수 기자 2004-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