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고구려전 특별전 

고구려 유적 유물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특별전 ‘고구려’가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4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열린다.

이번 특별전에는 1963년 경남 의령에서 발견된 ‘연가(延嘉) 7년’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고구려 금동여래입상(국보 119호·높이 16.2cm)과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 퉁거우(通溝) 12호분 벽화 모사도(284×164cm) 등 유물 80여점이 선보인다.

금동여래입상은 중국 북위(北魏)의 불상 양식을 따르면서도 옷의 띠 매듭 끈을 길게 내리지 않고 있는 등 고구려적 특징을 보여준다. 광배 뒷면에는 539년 또는 599년으로 추정되는 연가 7년에 낙랑에 있는 동사(東寺)라는 사찰의 승려들이 만들었다는 내용이 4줄, 47자로 기록돼 있다.

퉁거우 12호분 북쪽 무덤칸 왼벽(동벽) 모사도는 갑옷을 입은 무사가 적군을 참수하는 장면과 갑옷으로 무장한 또 다른 무사가 극(戟·긴 창)을 든 채 말을 타고 질주하는 장면 등 고구려군의 전투 방식과 무장을 잘 보여준다.

이 밖에 광개토대왕 사후 제사 때 쓴 그릇을 신라 사신이 경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되는 경주 호우총 출토, 청동호우 등 고구려의 영향을 보여주는 백제와 신라 가야지역 유물들도 전시된다.


(동아일보 / 권재현 기자 2004-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