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부 장관 뉴스레이다 대담 전문

4차 북핵 6자 회담을 앞두고 있습니다만, 갑자기 우리의 우라늄 실험과 플루토늄 추출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담 전망이 한층 어두워지는 느낌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증대되는 상황이어서 우리의 외교 안보 역량의 강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반기문 외교장관과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대담전문)

- 요즘 국제 정세를 보면 숨 막할 정도로 빨리 돌아가고 있습니다. 외교부장관으로서 가장 큰 어려운 점 어떤 것이 있습니까? 최근에... ▷ 최근 여러 가지 대통령의 정상 방문도 준비하고 있고, 또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관계국간에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아울러 최근 우리나라 과거에 있었던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이라든가 우라늄 추출한 문제... 이런 것과 관련해서도 정부에서 잘 대응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 먼저 오는 19일이면 대통령이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방문길에 오르는데요, 특히 러시아는 북오세티아 테러 인질극으로 외신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번 순방의 의미는 어떻게 정리할 수 있는 것인지 설명을 부탁합니다. ▷ 이번 노무현 대통령 러시아 방문은 작년에 미국, 일본, 중국 방문에 이어서 한반도 주변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균형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 특히 북한 핵문제 평화적 해결에 있어서 러시아의 협조를 확보하는 면이 있고 그래서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고 동북아의 공동 번영을 위한 외교적 기반을 확충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국내 과학자의 우라늄 분리 실험에 이어 플로토늄 추출 문제가 불거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과 대처 방안은 무엇인가? ▷ 원래 이 문제는 우라늄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 정부가 이것이 일부 과학자들에 의해서 단 1회에 걸쳐서 실시되었던 내용이었고, 우리가 IAEA에 자진 신고를 했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IAEA의 이사국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 이해를 좀 더 표명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정부가 이미 NPT 당사국으로서, 또 IAEA의 안전 협정을 충실히 이행을 해왔고, 비핵화를 충실히 지켜왔다. 어제 발표가 된 공릉동 소재의 연구용 원자로에서 또 플루토늄이 나왔다 이런 문제는 80년대에 초에 했던 핵 연구 활동에 관해서 우리와 IAEA간에 오랫동안 긴밀히 협의해온 사안이다. 우리 정부가 98년과 2003년에 공릉동에 소재한 TRIGA마크 원자로에서 플루토늄 흔적이 있다는 통보를 받고 IAEA측에 충분히 자료를 제출했다.

- 그러니까 IAEA에서 플루토늄 추출 의혹이 있다 이렇게 먼저 문제제기를 해서 우리가 거기에 대한 입장을 충분히 98년부터 해명해왔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그렇다. 그러나 이것이 워낙 오래된 문제기 때문에 우리가 자료를 추적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가 금년에 이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자료를 제출해 왔고, 또 9월에 IAEA 사찰단이 전부다 조사를 했다. 결과를 보면 플루토늄에 대한 추출의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아주 극소량의 밀리그램 단위로 추정이 되고 있고, 그 모든 장치와 시료들이 84년에 폐기됐다. 그리고 TRIGA마크 원자로도 현재 해체 중에 있다.

- 그런데 이 문제가 유엔 안보리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미국 쪽에서는 밝히고 있는데, 앞으로 이문제가 어떻게 사태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십니까? ▷ 이 문제에 대해서는 월요일부터 IAEA 회의가 비엔나에서 열리게 되는데, 우선 IAEA 이사들 사이에서 논의돼서 IAEA의 결정에 따라서 되겠지만, 우리 정부로서는 이러한 문제가 너무 오래된 문제였고 또 우리 정부가 자료를 충분히 제출했고 그렇기 때문에 특별히 이문제가 안보리까지 가야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지만... 결정은 IAEA에서 하게 되겠다. 그래서 우리정부에서 대표단을 IAEA 이사회에 파견해서 35개국 IAEA이사국들과 지금 긴밀히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 미국 측에서 이 문제를 자꾸 제기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물론 북한과의 4차 6자 회담이라든가 북한 쪽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 그리고 한성렬 UN주제 북한 차석 대사가 이 문제를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왜 우리만 가지고 그러느냐.. 이런 얘기를 했는데, 이 걸 어떻게 봐야 한다고 보십니까? 종합적으로... ▷ 일단 북한이 우리한테 그런 이야기를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 입장은 분명하다. 우리가 어떤 핵개발을 한다는 프로그램이라든가 연구를 해온 일이 없고 우리는 남북한 비핵화 선언을 충실히 이행해왔고, 또 NPT 당사국으로서 IAEA의 사찰을 계속 받아왔다.

그러니까 전세계가 우리나라 비핵화의 의지라든가 비핵화의 현황에 대해 충분히 잘 알고 있다. 북한에 대한 핵개발의혹은 북한 스스로가 밝혀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지금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것이 어떤 핵개발 경쟁을 촉진시킨다든가.. 이런 것은 전혀 관계없는 얘기다.

- 북한이 결국 이 문제를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6자 회담 거부 입장까지 내 비쳤는데.. 북한의 비난이 단순한 레토릭(외교적 수사)인지.. 아니면 액션(행동)을 전제로 한 반응인지 아직 분명치는 않습니다만..장관께서는 북한의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물론 지금 한성렬 유엔 차석대사의 반응이 북한의 공식 반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모든 문제 등에 대해서 지금 동경에서 한미일 3자 협의를 갖고있고 또 4차 6자 회담 준비도 협의를 하면서 이런 모든 문제에 대해서 우방국간에 긴밀히 협의해나가고 있다.

- 오늘까지 한미일 간에는 북핵 실무협의가 열리는데요.. 4차 회담의 이 달 개최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22일 개최설도 외신에 보도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아직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속단하기가 어렵다. 물론 6자 회담 합의에 따라서 9월 말 이전에 4차 6자 회담이 개최돼야 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는데 지금 북한의 이러한 반응도 있고 그래서 상황이 그렇게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 북핵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중재안에 무게가 실리는 느낌입니다. 우리는 그 동안 3단계 해법 등을 제시했습니다만.. 4차 회담이 열린다면 우리가 새롭게 제안할 중재안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미국이나 북한이 기존의 중재안 가운데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설명을 부탁합니다. ▷ 중재안보다 지난 6월에 미국도 그렇고 우리도 우리의 구체적인 제안을 냈다. 물론 북한도 냈지만... 이러한 일차적인 조치에 대해서 6자 간에 서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북한이 그들의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국제 사찰을 받겠다... 이러한 것을 국제 사회에 공약을 할 것 같으면 우리가 여기에 따른 상응조치를 취해나갈 용의가 있는데, 이러한 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협의를 해나가야 한다.

이제는 협상단계로 들어갔다고 볼 수가 있다. 그래서 예를 들어 북한이 그러한 공약을 한다면 우리로서는 북한이 필요로 하고 있는 에너지 문제라든지 경제 지원 문제, 또 안전보장 문제... 이런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우리가 분명히 밝혔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이제 협상을 해야하는데 문제는 지금 6자 회담이 열릴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 낙관하기가 좀 어려운 상황으로 돼가는 것 같다.

- 지금 미국이 대선을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북한 문제도 상당히 케리 후보와 부시 진영간에 아주 첨예한 시각차를 좀 드러내는 부분이 있고 말이죠... 이라크 문제도 그렇습니다만... 미국의 대북 입장... 선거와 관계없이 어떤 해결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 일부에선 10월 대란설 얘기도 나오고 있구요... 물론 방송에서 언급하는 것은 좀 부적절하지만... 어쨌든 선거를 앞두고 이런 미국의 대북 강경책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구요... 이걸 어떻게 봐야하는 건지요? ▷ 저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입장은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관계없이 큰 변함은 없으리라고 본다. 마찬가지로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은 공화당, 민주당 어떠한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근본적인 변함은 없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하고, 이러한 점은 북한 당국이 충분히 인식을 해서 이제는 정말 결단을 내려서 북한 핵문제를 좀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입니다만.. 정치권 일각에서 간도협약 무효화 문제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외교부의 공식 입장은 어떤 것입니까? ▷ 간도 문제는 북한을 포함한 여러 나라가 관련돼있는 아주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다. 그래서 우리 정부가 생각하기에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좀더 정확한 역사적 자료를 수집하고 고증과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신중히 다뤄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 일단 정치권의 움직임과 정부의 입장은 다른 것이겠죠? ▷그렇다.

- 지난번 구두 합의 5개 사항은 잘 지켜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 지금 그 문제에 대해서 주중 대사를 통해서 중국 고위 당국과 계속 협의를 하고 있고, 중국 정부도 구두 양해 사항을 잘 지켜나가겠다는 점을 계속 확인해오고 있다. 우리 정부로서는 내년도에 있을 중국 정부의 교과서 개정 문제를 잘 지켜보고 또 지방 정부에서 이뤄졌던 여러 가지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해서 시정 조치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중국 정부가 자기들이 충실히 하기로 한 점을 지켜나가겠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

- 자이툰 부대가 지금 이라크에 파견돼 있는데요.. 자이툰 부대의 지금 상황에 대해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설명을 부탁합니다. ▷ 지금 현재 자이툰 부대 일부는 현지에 전개돼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또 나머지 부대들은 전개를 위한 준비를 인접국에서 하고 있다. 우리 국군의 안전이라든가 이런 문제를 감안해서 소상하게 국민들에게 알려드리지는 못하지만 지금 현재 모든 가능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고, 또 우리 군부대 주둔 지역을 여행하고 있는 우리 교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 미국에서 지난번에 공화당의 수락 연설... 부시 대통령이 우방국 명단에서 한국을 뺀 문제를 가지고 사실 국민들 마음에 상처가 나있는데요... 어제 콘돌리자 라이스 안보보좌관이 전화는 했습니다만 왜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까? ▷ 그 문제에 대해서 우리 정부나 국민들이 상당히 마음이 상했으리라고 생각하고 좀 당혹스러웠으리라고 본다. 그런데 이 문제는 어떤 미국의 정책과는 전혀 관계없는 선거 과정에서 일어난 일종의 실수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국무부의 대변인이 우리의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 미국과 부시 대통령이 얼마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지...

또 한미관계는 아주 긴밀한 동맹관계다 하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고 어제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이 우리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전화해서 부시 대통령과 미국 정부의 이런 뜻을 또 다시 한번 확실히 전했다. 그래서 이런 문제는 물론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선거 과정에서 일어난 하나의 일이었다고 생각하시고, 한미관계는 그야말로 긴밀하고 공고한 바탕 위에서 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우리 국민들께서 잘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 지난번에 고 김 선일씨 사건으로 외교부가 한 때 큰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만.. 결국은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AP통신이 사실대로 얘기하지 않은 부분이 더 부각됐거든요? 그러나 외교부가 대처하는 데 있어서 좀 미흡한 점도 있었구요... 장관으로서 마지막 각오를 국민들께 말씀해주신다면? ▷ 지난 5월에 김선일 씨 피랍 살해 사건과 관련해서 우리 국민들이 정부에 대해서 가지고 계신 기대나 우리 정부에 뭘 요구하고 있는지를 아주 확실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물론 김선일 씨의 사망은 상당히 불행한 사건이었지만 이런 사태가 다시는 되풀이되는 일이 없도록 우리 정부가 교민에 대한 보호 서비스를 더욱 더 강화해나가고자 하고 있다.

그래서 일례로 우리가 현재 추진 중에 있는데 콜센터를 설치해서 전세계 어디든지 여행하시는 우리 국민들이 전화로서 이 콜센터에 연락을 하면 즉각적인 영사 보호 서비스가 가동될 수 있도록 이런 장치도 하고 있고... 또 본부에 영사기능을 더 확대하고... 재외공관의 영사 기능도 더 확대하고 인원도 늘리는 방향으로 노력해 나가고 있다.

대담 진행 = 민경중 앵커 정리·문의 = 정혜영 작가

(노컷뉴스 2004-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