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직장인 30%, "현 진로 후회한다"

이공계 직장인 10명중 3명은 낮은 연봉과 처우 등으로 현재 진로에 대해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정보업체 스카우트(www.scout.co.kr)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5일까지 이공계 직장인 156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현 진로를 후회하고 있다`는 응답이 30.8%에 달했다고 9일 밝혔다. `만족한다`는 22.6%에 머물렀다.

특히 나이와 학력이 높을수록 현직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 40대의 경우 `후회한다`는 응답이 38.2%로 30대 31.9%, 20대 28.6% 보다 높았다.

학력면에 있어서도 대졸미만의 경우 `후회한다`는 의견이 25.1%에 그친 반면 대졸자와 석박사는 각각 29.3%와 38.6%로 높게 나타났다.

스카우트는 이공계 직장인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과 신분보장 등의 처우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3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SEDEX KOREA 2004(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대전)` 행사에 참가한 이공계 재학생들과 졸업생 460명을 대상으로 벌인 현장설문에서 응답자들의 50.4%가 `낮은 연봉과 처우`를 기피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미래비전의 부재`(17.8%), `현실적인 취업의 어려움`(17.0%), `잘못된 정부 정책`( 12.2%) 등도 이공계 진출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스카우트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나 서울대 공대생 등의 수재들이 의사나 한의사가 되겠다며 자퇴하는 비율이 매년 늘고 있는 것도 이공계 기피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이공계 기피 현상 심화에 대해 응답자들의 83.9%는 국가 산업기반과 국가 경쟁력 등의 약화를 예상했으며 10.0%는 선진국의 경제적 속국화를 우려했다.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는 49.6%의 응답자가 `이공계 출신자들에 대한 폭넓은 등용`을 꼽았다. 이공계 출신도 고위 공직자나 기업 경영진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는 것.

이어 `효율적인 연구기반 마련`(20.4%) `기초학문에 대한 지원 강화`(14.8%), `교육제도 개선`(7.4%) 등이 뒤따랐다. 스카우트는 IMF이후 많은 직장인들과 대학생들 사이에서 전문기술력 보유보다는 의사 결정권과 직위, 보수 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이같은 욕구 불충족으로 이공계 직장인들의 진로 만족도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스카우트 김현섭 사장은 "우리 사회가 과학기술 중심을 표방하면서도 실제 과학기술인들에 대한 보상대책이 허술하다"며 "이공계 분야의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선 처우개선과 신분보장 등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이리 / 문영재 기자 2004-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