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역사쟁점 연구하는 이태영 前총장

동북공정과 고구려사 왜곡 등 한·중간 역사 쟁점을 집중 연구하는 한·중 역사문화연구소가 6일 중국 최고 명문 칭화(淸華)대에 문을 열었다.

연구소의 한국측 소장인 이태영 전 호남대 총장(72)은 “중국은 과거 고구려사를 한국사로 인정해야 하며 한국은 고구려 영토가 오늘날 중국 영토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장은 “고구려사 왜곡 문제는 정부가 나서기보다는 민간 차원의 학술 연구가 좋다”며 “양국이 서로 이해를 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국 정부가 나서봐야 해결보다는 분쟁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독일에서 서양사를 공부한 뒤 동국대 교수를 지낸 이소장은 현재 한국과 중국, 일본 교과서를 연구하는 국제교과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유럽도 과거사 문제로 국경 분쟁이 잦았다”며 “대부분 과거사와 현재를 분리하는 형식의 타협으로 결론을 맺었다”고 지적했다. 한·중 역사문화연구소는 고구려사 왜곡, 광개토왕비 연구, 백제의 중국 진출 등 양국간 역사 쟁점을 테마별, 전공별로 양국 학자들을 소집해 집중 연구할 방침이다.

이소장과 함께 공동연구소장을 맞게 된 후센장(胡顯章) 칭화대 교무위원회 부주임은 “1993년 방한 당시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준 꽃병 선물에 적힌 ‘대도무문(大道無門)’의 정신에 바탕을 두고 넓은 마음으로 고구려사 문제를 접근하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소장이 칭화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90년대 독일 훔볼트재단에서 연구할 당시 친분을 쌓은 장궈강(張國剛) 역사과 교수를 통해서다.

(경향신문 / 홍인표 특파원 200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