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어선 횡포에 동해 오징어 씨마를판

6월 北·中 어로협정후 길목서 싹쓸이
우리어선 '빈배' 일쑤…생업 큰 타격


대형 중국 어선들이 북한지역 동해안에서 오징어 조업에 나섬에 따라 우리 어민들이 상당한 조업피해를 입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염창선 전국 오징어 채낚기 연합회장을 비롯해 지역 선주협회장 등 10여명은 13일 해양수산부를 방문, 지난 6월 중국과 북한이 2009년까지 5년간 중국어선들이 북한해역에서 조업할 수 있도록 하는 '북ㆍ중 동해공동어로협약' 체결로 인해 남쪽에서 오징어를 잡는 우리 어민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정부가 어민 보호를 위한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요구키로 했다.

어민들에 따르면 중국 어선들은 통상 수십척으로 선단을 형성, 소련 연해주 연안에서 북한 연안을 따라 남하하고 있는 오징어군을 길목에서 쌍끌이 기선 저인망으로 마구잡이로 잡고 있어, 그물과 낚시로 오징어를 잡는 우리 어선들의 타격이 막심하다.

선주협회장들은 "중국 어선들이 남한에서는 금지된 그물로 조업을 계속할 경우 치어를 비롯한 오징어 어족자원의 고갈사태는 물론 잡은 오징어들이 국내로 다시 들어올 경우 국내 오징어 가격폭락과 채낚기 어선들의 도산사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규식 구룡포 선주협의장은 "한ㆍ일협정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어업환경 속에서 설상가상으로 북ㆍ중 협약까지 체결돼 이제 우리 어선들이 조업할 곳조차 없어지게 됐다"며 "정부 차원의 대안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해양 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경주 감포 등 동해 먼바다에서 오성기를 단 중국 어선들이 선단을 이뤄 북한해역으로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 이정훈 기자 2004-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