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를 한민족 최초국가로 기술

현재 중국에서 사용 중인 초·고급 중학교(7∼12학년)용 역사교과서들은 대부분 한국의 고대사나 중세사를 취급하지 않고 있으며 고구려 관련 기술은 세계사 교과서가 아닌 중국사 교과서에서 주로 언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민족 최초의 왕조인 고조선을 전혀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고구려를 한민족에 의한 최초의 국가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으며 고구려의 위치에 관해서 언급을 하지 않거나 기술을 하더라도 백제나 신라처럼 한반도 안에 존재했던 왕조인 듯 서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하 정문연) 국제한국문화홍보센터의 이길상 소장은 7일 예정된 중국 베이징사범대학출판사 교과서 편집자들과의 ‘한·중 교과서 세미나’에 앞서 미리 배포한 ‘중국 교과서 속의 고구려’라는 발표문에서 이같이 밝히고 “교과서 오류 시정을 위해 민간차원의 교류협력을 통한 상호 유대감과 이해를 증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중국 교과서 시장에서 가장 많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인민교육출판사와 베이징사범대학출판사, 상하이교육출판사의 역사교과서 9종을 검토한 결과 고구려와 백제에 대한 서술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며 신라 역시 당나라와의 교류 측면에서 부분적으로 소개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소장은 고구려 이전의 고조선을 한국의 역사와 관련해 서술한 교과서는 없었으며 고구려, 백제, 신라 출현 전 국가를 언급한 상하이교육출판사판 세계사 교과서인 ‘역사’ 역시 “기원 전후 조선반도에 몇개의 노예제 국가가 출현해 후에 고구려, 백제와 신라의 삼국이 정립하는 국면이 나타났다”는 식으로만 기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 교과서가 고구려를 언급할 때도 세계 한국학계에서 공통적으로 표기하는 방식인 ‘고구려’ 대신 ‘고려’라고 표기해 역사 인식에 큰 혼동과 오류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6일 방한한 리우 동밍 베이징사범대학출판사 역사 교육과정 편집자는 미리 보내온 발표문에서 “한국은 5000년의 역사를 가진 몇 안되는 단일민족국가로 중국의 청동기문화를 받아들여 세형동검과 같은 한반도 고유의 청동기문화를 발전시켰다”며 “지식·문화 전달의 주요 매체인 교과서를 통해 양국의 학술교류와 이해를 꾀하고 역사교과서 왜곡 행위 등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세계일보 / 송민섭 기자 2004-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