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 올스톱 "꼬인다 꼬여"

공식대화 2개월째 중단…민간단체 교류도 답보상태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국자들은 민간단체들의 남북접촉에 상당한 기대를 했으나 이마저도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그나마 예정됐던 일정도 무기한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남북관계는 김일성 주석 사망 10주기 조문 논란에 이어 7월 중순 미 하원을 통과한 ‘북한인권법안’과 동남아 제3국 탈북자 대규모 동시입국 등으로 인해 당국간 공식 대화가 2개월째 중단된 상태다. 더욱이 남북 장관급회담에 이어 지난달 31일에 열릴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의까지 취소되면서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대화가 장기간 중단된 경우가 3차례 있었지만 모두 미국이라는 외부변수 때문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상황은 훨씬 더 복잡해 보인다.

남측 민간단체들의 교류도 정체 상태에 빠진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24~29일 평양과 백두산 등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는 해방 이후 최대의 작가 교류로 기대를 모았지만 북측은 공식 초청장도 보내지 않은 채 무기한 연기시켰다. 통일연대도 고구려 문화유적 답사를 위해 지난달 28~30일 금강산에서 실무접촉을 가졌지만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돌아와야 했다.

또 지난달 21~23일과 23~25일 각각 북측과 실무접촉을 가진 우리민족서로돕기와 남북어린이어깨동무 등 대북지원단체 대표단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는 북측의 강경 자세로 당초 지난달 가지려던 실무접촉을 오는 6일 갖자고 제안했지만, 아직도 초청장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정부 관계자들은 남북관계 흐름에 북한정권 창립기념일인 9.9절이 하나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정권창건 56주년인 9일을 전후해 개혁개방노선과 관련한 새 조치를 선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은 대규모 탈북자 입국과 북한인권법안 등의 악재가 체제붕괴 위기론과 맞물려 있다”며 “특사 방문을 통한 전략적 대처가 없다면 남북관계 경색국면은 상당 기간 지속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류길재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현재 눈에 보이는 표면적 이유보다 오히려 북한 내부문제가 남북관계 경색을 초래했을 수도 있다”며 “고영희씨 사망을 계기로 후계자 문제가 향후 남북관계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써는 남북 양측이 굳이 남북대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북한의 내부문제가 정리된다면 언제라도 남북관계가 좋은 흐름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1일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가능성을 탐지해 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나서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의장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간에 그 이후에 미국과 북한 관계가 첨예해지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코리아 / 전호민 기자 2004-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