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구려없는 '영토기'에 어리둥절
"고구려사 왜곡 중단하라.우리 역사는 우리가 지킨다"
3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산성동 산성유원지에서 평소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깨고 중국의 역사왜곡을 규탄하는 구호가 터져나왔다.
병자호란 항쟁지였던 남한산성(사적 57호)이 올려다보이는 이곳에서는 이날 새마을지도자를 비롯한 시민 1천여명이 모여 대형 '영토기'
앞에서 중국의 고구려사 역사왜곡에 항의하는 집회와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행사에는 고흥길 의원과 이대엽 시장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집회 전부터 언론을 통해 알려진 대형 '영토기' 실체에 잔뜩 호기심을 갖고 참석했던 시민들 가운데 일부는 '영토기'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주최측인 AD2000엔터테인먼트는 당초 고구려 영토와 독도를 포함해 가로 15m, 세로 20m 크기의 우리나라 옛 영토를 상징할 수 있는
'영토기'를 제작한다고 발표 했으나 이날 선보인 '영토기'는 중국대륙이 중심에 놓인 고지도였다.
영토기의 모델은 15세기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로, 영토기에는 '조선국' 표기만 있을 뿐 어디에도 고구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AD2000엔터테인먼트측은 "중국의 역사왜곡을 규탄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제작한 것"이라며 "이 영토기는 이번 행사에만 사용하고 다음 행사
때부터 고증을 거쳐 새로운 영토기를 제작해 전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행사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행사는 인터넷 음악사이트 '맥스MP3'를 운영하는 ㈜AD2000엔터테인먼트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기로 하고 성남시에 협조를 요청해
성남시새마을회가 규탄집회를 주관하고 AD2000엔터테인먼트측이 '영토기' 전시와 서명운동을 벌이는 형식으로 마련됐다.
그러나 일부에 성남시 주최 행사로 알려지면서 ㈜AD2000엔터테인먼트 측은 불만을 토로했다.
한 시민은 "좋은 행사 취지에도 불구, '고구려가 없는 영토기'와 동원된 듯한 시민들을 보고 어리둥절했다"며 "좀더 치밀하고 강력한 대응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 김경태 기자 2004-8-31)
역사왜곡 항의, 대형 '영토기' 제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