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세계9위’ 한민족 저력 과시…경제國難도 이기자

“고구려 스매싱도, 아줌마 선수의 투혼도 모두 자랑스러웠다.”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4강 신화로 용기와 희망을 얻었듯 우리나라가 이번 2004아테네올림픽 세계 톱10을 달성한 만큼 차제에 무한한 국운상승의 기회로 삼자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 30일(한국시간) 폐막된 아테네올림픽서 금 9, 은 12, 동 9개로 1988년 서울올림픽(금 12, 은 10, 동 11개) 이후 최다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9위에 올라 다시 한번 한민족의 저력을 세계에 과시했다.

4년 전 시드니올림픽때 종합 12위를 했던 한국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종합10위) 이후 8년만에 세계 10위 안에 재진입했고,서울올림픽(종합 4위),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7위)에 이어 사상 세번째로 높은 순위에 올라섰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30개국중 미국(1위) 호주(4위) 일본(5위) 독일(6위) 프랑스(7위) 이탈리아(8위)에 이어 7위에 올라 한민족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떨쳤다. 또 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로 이루어진 G8 중에도 영국(10위), 캐나다(21위)를 제치는 코리안 파워를 보여줬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국민총생산(GDP) 규모로는 세계 11위(6025억달러), 수출 규모로는 세계 12위에 올라 있는 무역대국이지만 삶의 질에서는 1995년 기준 OECD 국가중 보건,복지,교육,문화,환경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최하위.

유엔개발계획(UNDP)이 지난 7월 공개한 삶의 질을 표시하는 ‘인간개발지수(HDI)2004’에서도 28위를 기록, OECD 국가중 꼴찌에 머물렀다. 1997년 IMF 체제를 거치며 혹독한 시련을 겪었던 한국은 현재 내수 침체와 수출 둔화, 실업자 증가 등으로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선수단의 종합 9위는 월드컵 4강 위업때 그랬듯 국민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 “불가능은 없다”는 강한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탁구 남자 단식에서 높은 만리장성을 무너뜨리며 금메달을 딴 유승민의 쾌거나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딛고 덴마크를 상대로 멋진 기량을 선보이며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 핸드볼의 아줌마 투혼은 국민들에게 위기극복의 믿음과 지혜, 새로운 도전에의 의지를 가득 불어넣었다.

폐막일인 30일 새벽 열린 문대성의 남자 태권도 결승전 시청률이 39.4%에 이른다. 이는 불과 몇 시간 후 회사에 출근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온 국민이 밤잠을 설치면서도 뜨거운 성원을 담아 열광적인 응원을 보낸 데 따른 것. 한국의 주요 경기를 빠짐없이 시청했다는 신민성(40?회사원)씨는 “경제 위기 속에서 선수들의 선전은 국민들에게 하나의 청량제 역할을 했다”며 “정치권도 앞으로는 당리당략을 벗어난 페어플레이로 경제살리기에 주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전에는 기도의 힘도 한몫 했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의 기독 용사들은 한결같이 승리의 순간마다 신전과 우상의 땅 그리스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의 위대함을 세계 만방에 알렸다. 첫 금도 마지막 금도 역경의 열매였다. 유도 이원희가 시원시원한 한판승 퍼레이드로 첫 금을 땄고, 태권도 문대성은 통쾌한 KO승으로 마지막 금을 한국선수단에 선사했다.

윤석경 태릉선수촌교회 목사는 “120명의 기독 선수들은 전체 선수의 35%에 불과했지만 전체 메달 획득의 95%를 차지했다”며 “올림픽 기간 내내 매일 새벽 예배에 참가했던 기독 용사들은 늘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믿음을 갖고 시합에 임했고 그것이 좋을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간절한 기도에는 반드시 응답이 있었다. 문대성은 “한방에 끝낼 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도했다”고 했고 여자 양궁 2관왕 박성현은 단체전 결승서 “마지막 3발을 그냥 하나님께 맡겼다”고 밝혀 금메달 획득이 다름아닌 기도의 힘임을 증거했다.

신박제 한국선수단장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위기상황에서 항상 뭉치는 한민족의 저력이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 체육부 2004-8-30)

종주국 자존심 살린 문대성의 발차기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