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교과서, 한국관련 오류 심각

… 23개국, 127건 발견

세계 각국 교과서의 한국관련 오류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미 중국 교과서의 한국 고대사 왜곡이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교육위 박창달 의원(한나라당)은 27일 국제한국문화홍보센터로부터 제출받은 ‘일본 외 지역(세계각국) 교과서의 한국관련 내용조사·분석 및 시정자료 개발(2003년도)’이라는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중국, 미국 등 총 29개국, 116개의 교과서(역사, 지리,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등)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23개국, 50개의 교과서에서 한국사 및 한국관련 내용의 오류가 발견돼 대상 교과서당 43.1%의 높은 오류 발생률이 나타났다.

대표적인 오류사례로는 ‘한글을 한국의 학자 철종이 발명했다’(필리핀 고등학교 2학년용), ‘한국 인구의 대부분은 한국인이고 나머지는 중국인과 일본인으로 구성돼 있다’(터키 고등학교 2?3학년용), ‘1945년 한국은 연합군에게 항복하였으며, 전쟁이 종식될 즈음에 미군은 38선 이남을 해방시켰다.’(미국 고등학교 11학년용) 등이 꼽히고 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중국의 일부 교과서에서 발해사를 왜곡하고 고구려사가 누락되는 등 중국 교과서의 역사왜곡이 이미 시작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국제한국문화홍보센터 조사가 2003년도에 마무리 돼 2004년 4월경 오류 시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외교통상부를 통해 발송한 것으로 밝혀져 우리 정부가 당초 발표와 달리 중국교과서의 역사왜곡을 올해 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사 대상 중국 교과서 13권중 3권의 역사 교과서에서 고구려가 고려로 바뀐 오류가 발견되었으며, 2권의 역사 교과서에서는 발해가 아예 당의 영토로 표기돼 있다.

이외에도 일본의 영향으로 각국의 교과서에서 동해의 일본해 표기가 20건, 일본의 시각을 기술하는 오류가 14건 발견됐다.

한편 정부는 오류가 발견된 23개국에 시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였지만 시정요구를 위한 원본 자료의 요청을 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 3개국뿐이었다. 또 중국에서만 ‘고구려사와 발해사의 문제는 학술적으로 해결하라’는 입장을 표명했을 뿐, 다른 22개의 국가에서는 시정요구를 받아들였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내일신문 / 장세풍 기자 2004-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