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관대첩비 반환, 무엇이 문제인가

브레이크뉴스는 북관대첩비 반환에 대해 외교통상부의 미온적인 자세를 2차례에 이어 집중 보도했다.

이에 외교통상부에서는 지난 20일 브레이크뉴스에 반박글을 보내왔고 이를 가감없이 게재했다.

이후 북관대첩비 반환을 민간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일 불교복지협회에서는 또 다시 브레이크뉴스에 외교통상부 입장에 대한 반박글을 보내왔다. 이 또한 아래 가감없이 게재한다.

그러나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외교통상부와 한일불교복지협회의 엇갈리는 지점에 대해 집중 취재했고 사실관계만을 기사화한다.

외교통상부와 한일불교복지협회의 서로 다른 입장을 정리해보면 세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적극적이냐 혹은 미온적이냐 하는 정부의 태도와 관련한 점, 두번째로 민간이 노력해서 일본측으로부터 반환을 약속받았다는 사실 여부, 세번째로 북한이 원 소재지인 북관대첩비를 한국으로 가져와서 북한으로 보낼 수 있도록 북한과 합의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첫번째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우리 정부의 태도에 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1979년부터 일본 정부에 대해 외교채널, 한일 의원연맹회의, 한일문화교류회의 등을 통하여 계속해서 반환을 요청해왔고 이 과정에서 정문부 장군의 후손, 조총련, 함경북도 지사 등 이북5도청 관계자, 문화계 인사, 그리고 일본의 카키누마 센신 스님 등 여러 인사나 단체들이 차례로 야스쿠니 신사측과 접촉하여 반환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때마다 일본정부는 북관대첩비가 북한에서 반출된 것이므로 북한과의 관계가 정상화될 때 북한이 당연히 반환을 요청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한국으로의 반환을 꺼렸다는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측도 '남북한간에 조정이 이루어져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를 통하여 정식으로 요청하면 반환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우리 외교부가 지난해 10월과 금년 8월, 주일대사를 통하여 또 다시 북관대첩비 반환을 요청했을 때까지도 변함이 없었다. 또한 지난해 외교통상부는 주일대사에 지시하여 일본 외무성을 접촉했고 그에 관한 보고 서류를 가지고 있다며 기자에게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일불교복지협회의 입장은 다르다. 주동진 사무처장은 "외교부는 지난 10월에 일본정부에 요청을 했다고 하는데 공식문서를 보여달라고 하면 보여주질 않는다. 외교부는 주일대사에게 지시해 단순히 일본정부의 뜻을 확인한 것 뿐이다. 정말로 외교부가 공식으로 일본정부에 요청을 했다면 일본정부에서 정식으로 한국정부에 회답을 하는 게 상식 아닌가?" 라고 반문했다.

두번째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민간 차원에서 즉 한일·일한불교복지협회가 노력해서 일본측으로부터 북관대첩비 반환을 약속받았는가의 사실여부이다.

외교통상부의 동북아 1과 신상목 외무관은 "일한·한일 불교복지협회에서 최초로 1999년에 야스쿠니 신사로측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하는 문서는 이미 그 전인 1991년과 1994년에도 발급해 준 것이었다. 야스쿠니 신사측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남·북이 합의하면 북관대첩비를 돌려주겠다는 것이므로 남북이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말했다.

또한 신 사무관은 "가키누마 센신 스님을 폄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센신 스님이 일본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경을 살펴보아야 한다. 센신 스님은 죽은 영혼을 달래는 것을 중요시한다. 스님은 기본적으로 '대동아전쟁을 한 일본의 진위를 세계 만방에 널리 알린다'등의 문구를 쓰는 것으로 보아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모든 것은 인정하고 있으면서 단지 조선인들의 원혼을 달래주어야 일본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일불교복지협회의 주동진 사무처장은 강하게 반박했다. "그렇다면 이구 전하의 환국을 위해 가키누마 센신 스님이 애쓴 것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가키누마 센신 스님이 그 동안 귀무덤과 코무덤의 봉환, 안중근 의사의 정신적 유물, 유필, 그리고 애국 의사의 유골 봉환등 한국을 위해 해온 일이 많다. 이것을 정부가 나서서 해본 적이 있는가?"라고 주장한다.

또한 주 사무처장은 "일한·한일불교복지협회는 공식적으로 정부에 수 차례 협조를 당부해왔다. 한·일 외무장관 회담 때, 양국수뇌회담 때와 외무부 관계자를 통하여 전화통화라도 고려해 달라고 호소할 때마다 민간차원의 일은 정부에서 지원할 수 없다며 푸대접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외교부와 민간단체가 충돌하고 있는 지점은 북관대첩비를 한국으로 먼저 가져와서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가의 문제이다. 외교통상부는 야스쿠니 신사측이 북관대첩비 반환의 조건으로 내건 '남북한간 조정'이 반환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일불교협회측에 따르면 1999년 당시 이형철 주유엔 북한 대사가 북관대첩비 반환 추진을 승인했으며 북한과의 조정은 끝난 것이므로 한국 정부가 일본정부에 요청만 하면 북관대첩비는 카키누마 스님측에 인도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상목 외무관은 "이형철 북한 대사와 토즐리 세계무역센터협회 총재의 서한을 보면, 이형철 대사는 조속한 시일내에 북관대첩비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으로 성공적으로 그리고 순조롭게 반환되기를 바란다고 쓰고 있을 뿐 한국의 정부나 민간단체를 통한 반환에 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일불교복지협회는 "이 비는 전리품도 아니고 일본에서의 문화적 가치는 전무하고 역사적 치욕일 뿐이다. 가키누마 센신 스님은 이 점을 일본내에서 사회 각계 각층에게 설득했고 심지어 조총련 의사를 포용해서 북한 정부에 그 뜻을 수 차례 전달하여 호의적인 수락을 얻은 바 있으며 사실상 북한 당국은 문제될 것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일불교복지협회는 북관대첩비를 일본에서 한국으로 먼저 이송해 올 경우 한·일간의 우호 증진과 남북간의 화해를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일·한·북의 동북아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등의 세가지 효과도 강조했다.

이와 같이 북관대첩비 반환을 두고 우리 외교부와 민간단체인 한일불교복지협회는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방치되어 있는 북관대첩비를 하루 빨리 한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중국의 고구려 역사 왜곡에서도 보여지듯이 역사문제는 다른 어떤 외교 문제보다 우선순위로 놓여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북관대첩비가 점점 훼손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일간의 관계가 불투명한 점으로 볼 때 한국을 통한 북한으로의 반환이 적절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외교부는 한국정부의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으로 외교적인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는 힘이 있는 만큼 북관대첩비 반환에 있어 어느 곳 보다도 적극적인 한일불교복지협회와 외교부가 협조해 나간다면 북관대첩비가 하루 빨리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브레이크뉴스 / 강은영 기자 2004-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