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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만큼 했다’덮어버린 中
중국은 우리 정부와의 구두합의를 통해 고구려사 왜곡 문제를 일단
마무리했다고 보고 있다.
사안의 성격상 일괄 타결은 어려운 만큼 교과서를 개정하지 않고 지방정부의 역사왜곡에 대해 막겠다는 정도의 약속이면 나름대로 문제해결에
보탬이 된다는 입장이다. 고구려 유적이 많은 지안(集安) 등 지방정부 차원의 역사왜곡은 막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한국 정부의 설명대로 기존의
잘못된 점을 고치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단지 추가적인 문제발생을 자제하겠다는 정도다.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은 24일 밤 이수혁(李秀爀) 차관보 등 우리 정부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도 고구려사
문제는 거의 언급하지 않은 채 6자회담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우다웨이(武大偉) 신임 부부장의 방한 성과를 담은 구두합의 내용을 대변인 담화문 형식으로 24일 오후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들에게 팩스로 보냈지만 정작 외교부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25일 오후 현재 관련 내용을 싣지 않고 있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언론들도
전혀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인 문회보와 대공보는 합의사항을 전했다. 그러나 한국이 고구려 관련 내용을 삭제한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복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이 고구려사 문제해결에 나선 것은 문제해결보다는 당분간 한국과 갈등을 벌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내린
때문으로 관측된다.
고구려사 논쟁이 그동안 주장했던 ‘발전’과 ‘평화’, 또는 ‘화평굴기(평화롭게 일어선다)론’이 그저 단순한 수사에 불과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을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중국은 지난달 1일 관영 신화통신과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계기로 ‘고구려는 고대 중국의 소수민족 정권’이라고
보도한 것을 제외하고는 조용하게 숨을 죽이며 한국의 여론 향배를 지켜보고 있다.
(경향신문 / 홍인표 특파원 2004-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