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공동우표, 희망의 메시지될 것”

인터뷰- 임채정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

임채정 국회 통외통위위원장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응해 남북이 함께 고구려우표를 발행한다면 “세계인에게 자연스럽게 고구려를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고구려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록기념을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북한 역시 긍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고구려우표 남북공동발행을 제안한 이유는 무엇인가.

고구려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은 경축할 일이다. 이제 고구려는 함께 기리고 지켜나가야할 인류의 문화유산이 되었고 남북이 함께 고구려 우표를 발행한다면 세계인에게 자연스럽게 고구려를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 당국과의 협의는 어느 정도 진행됐나.

처음 고구려 우표발행 문제가 제기된 것은 ‘고구려의 꿈’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한 네티즌들의 목소리다. 이후 담당부서인 우정사업본부가 고구려 우표 발행 계획을 수립해 통일부 등 관련부처와 실무협의중이다.

이미 한-중, 한-베트남, 한-인도 등 공동우표를 발행한 사례가 있어 공동우표 발행이 낯선 일은 아니다.

북한은 중국과의 특수관계 때문에 고구려사 왜곡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고구려우표 공동발행에 북측이 응할 것이라고 보는가.

여러 문제를 감안해 고구려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록 기념을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우려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북한 역시 긍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남북 공동우표발행이 이뤄진다면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나.

현재 남북대화가 소강국면이지만 공동우표 발행이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만일 공동우표가 발행된다면 올림픽 공동입장의 쾌거처럼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광복절을 즈음해 금강산에 다녀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 공동우표발행을 포함해 남북간 현안해결을 위해서 방북 등을 통해 북한과 직접 교섭할 생각은 없는가.

남북문제에 너와 내가 따로 있지는 않을 것이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으로서 기회가 된다면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해 향후 남북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말해달라.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있으나 하반기에는 다를 것으로 전망한다. 북한 역시 예전과 다르게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사업에 별다른 제재를 취하지 않고 있어 남북관계가 그만큼 성숙한 반증이라 생각한다. 남북정상회담은 아직 시기상조인 측면이 있으나 하반기에 예정된 경의선 개통과 개성공단 기공식이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연제호 기자

국회, 남북회담 의제화 제의 … 통일부 “좋은 아이디어”

독도 우표에 이어 고구려 우표가 내년 7월 발행된다.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2005년도 우표발행 계획을 통해 고구려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기념하는 고구려 우표 1종을 내년 7월 1일 발행할 계획을 세웠다. 우표 도안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특히 이번 고구려 우표는 북한과의 공동발행 방안이 관계부처에서 논의되고 있고 정치권도 힘을 싣기로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채정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은 “이 우표를 남북 공동으로 발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임 위원장은 정부측에 장관급회담 등 남북회담에서 의제화하는 방안도 제의하기로 했다.

통외통위 한나라당 간사인 박계동 의원도 “국회 차원에서 북측에 제의하고 적극 추진해볼 만한 제안이다”며 “남북당국간 합의만 이뤄진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남한의 독도 우표 발행 이후 북한에서도 독도 우표를 발행한 바 있으나 분단 이후 공동우표를 발행한 적은 없어 이 일이 성사된다면 고구려우표가 남북공동우표의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교류협력 주무부서인 통일부 관계자들은 고구려우표 남북공동발행에 대해 “법적, 제도적 문제는 없다”며 “쌍방 당국이 합의만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협력법은 굉장히 열려있다”, “좋은 아이디어로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봉조 통일부차관은 북한 고구려유적 보존과 관련한 내용을 차기 당국간 회담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고구려우표 남북공동발행도 15차 남북장관급회담의 의제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남북공동 고구려우표발행과 관련해 정치권과 입장을 조율했으며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에게서 두 차례 공문을 접수하는 등 우표발행당국과 실무협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의 입장과 관련 “북한이 중국의 눈치를 봐야겠지만 (민족의) 정통성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북한을 설득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오승완·연제호 기자

(내일신문 2004-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