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해선 안 될 고구려사 왜곡 시정

한국을 찾은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신임 아시아담당 부부장이 고구려사 왜곡 문제에 대한 중국 쪽의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는 26일에는 공산당 서열 4위인 자칭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방한할 예정이어서, 고구려사 왜곡 문제가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고구려사 문제와 관련한 한국인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으며, 이 문제로 인해 두 나라 관계가 어려워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얘기하고 있다. 자신들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중국 정부는 여전히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는 데는 주저하고 있어 실망스럽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 안에서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온건파와, 고구려사 왜곡의 진원지인 ‘동북공정’을 끝까지 관철시켜야 한다는 강경파가 대립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고구려사 왜곡을 둘러싼 갈등의 책임은 전적으로 중국 쪽에 있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지시와 승인 아래 오랜 시일에 걸쳐 조직적으로 이뤄진 역사 왜곡의 결과물이 곳곳에서 노출되면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를 풀 책임도 전적으로 중국 쪽에 있다. 수교 12돌을 맞은 한-중 관계는 중국 쪽이 이 문제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잘못을 인정하고 자신들이 왜곡시킨 모든 역사를 신속하게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 여기에는 외교부 홈페이지와 관영 언론의 보도뿐만 아니라 중국내 고구려 유적지의 안내문과 안내책자, 중앙 및 지방 정부의 관련 문건 등도 포함된다. 만약 중국 정부가 앞으로 초·중·고 역사 교과서의 고구려사 부분을 바꾸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으로 문제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우리 정부가 중국 쪽의 지연전술에 말려들거나 미봉책을 받아들이는 일도 절대 없어야 한다.

(한겨레신문 2004-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