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 왜 왔나

22일 방한한 중국 외교부 우다웨이(武大偉·사진) 신임 아시아담 당 부부장(차관급)이 한·중간 최대 외교현안으로 부상한 고구려사 왜곡문제에 대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그의 공식 방한 목적은 신임 인사와 오는 26일 이뤄지는 자칭린(賈慶林)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공산당 서열 4위)의 방한 준비이다. 우 부부장은 23일 하루동안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최영진 차관 등 우리측 외교부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그러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한국 여론의 비난이 거센 가운데 서열 4위인 자칭린 주석이 김원기 국회의장의 초청으로 방한,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국무총리를 예방하는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고구려사 문제가 거론될 것이 분명하고 고위급 인사들의 만남 전에 실무급에서 해결의 가닥을 잡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중국측이 밝힌 방한 목적에는 자칭린 주석 방한 준비가 포함돼 있고 차관급인 우 부부장이 직접 방한해서 우리측과 논의할 문제에서는 고구려사 문제가 빠질 수 없다.

이에 따라 우 부부장의 이번 방한으로 고구려사 왜곡 문제가 수습국면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우리측이 중국 초중고 역사교과서의 왜곡 가능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 만큼 이를 받아들여 ‘역사교과서의 고구려사 부분은 개정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기문 장관이 최근 “중국은 우리의 외교적 항의를 강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한다면 중국이 신임 아시아 담당 부부장을 극비 방한시킨 것은 중국이 고구려사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사실 중국측은 민감한 상황을 의식한 듯 이번 방한에 대해서 일절 공개하지 않아 줄 것을 우리측에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의 반증이다.

지난 20일 기용된 우다웨이 신임 부부장은 지난 1998~2001년 주한대사를 지내 한·중 관계에 정통하고 한국에 대한 이해도 높다. 또 주한대사에 이어 주일대사를 지내 역사왜곡 문제가 외교적 현안으로 부상했을 경우의 해법에 대해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그의 방한 행보와 향후 역할에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이다.

(문화일보 / 유희연 기자 2004-8-23)